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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슬고 갈라져도…소제동의 시간은 조용히 흐른다

2018-07-09기사 편집 2018-07-09 11:2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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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제창작촌 레지던시 7기 입주작가전 '오하풍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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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동나무 그늘아래 자리잡은 소담한 공간에서 소제동에서 영감을 받은 예술가들의 시간을 엿볼 수 있는 전시가 진행중이다.

2018 소제창작촌 레지던시 7기 입주작가 아카이브 프로젝트 전시 '오하풍류(梧下風流)'가 오는 15일까지 대전 동구 소제창작촌 재생공간 293에서 열린다.

소제창작촌은 대전의 철도문화유산인 소제동 철도관사45호 공간과 재개발 지역의 빈집을 활용해 순환적 지역공동체문화를 만드는 예술창작 레지던시 공간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상반기 7기 레지던시에 입주한 문학(시)의 변선우, 이지원, 박상우 시각(평면, 설치)의 조아라, 원동민 등 작가 다섯명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전시제목인 오하풍류는 오래된 빈집을 재생해 만든 전시공간인 재생공간293 마당 오동나무 아래 흐르고 있는 잊혀진 소제의 시간들을 전시를 통해 소소히 기억해 보고자 하는데 의미를 지닌다.

이번 전시에서 문학작가들은 반찬의 정서(情緖)라는 팀명으로 소제동과 관련한 시적대상을 통해 저마다 다른 접근방법으로 표현했다. 시각작가들은 소제동의 오래돤 벽과 창문을 대상으로 바라본 시간의 화석들을 조명했다. 작가들은 이곳의 모습을 그들의 촉수를 통한 이미지로 재발견 해 보여준다.

변선우 작가는 소제에 머물면서 작가들와 있었던 일 등 소제의 이야기를 시로 써 내려갔다. 그의 작품 '소제'는 소제동을 스스로 분화된 인물로 표현했다. 길을 잃은 '소제'라는 인물이 길을 잃었다 돌아오면서 스스로를 돌아보는 내용의 시다.

이지원 작가는 일제시대 소제호를 메우고 만들어진 소제동의 이야기에서 영감을 받아 '바닥'을 주제로 시를 썼다. 그 바닥은 작가 내면의 바닥이기도 하고, 호수의 바닥이기도 하다. 이 작가는 "시 쓰는 삶도 사람의 바닥을 드러내면서 글을 쓴다고 생각한다"며 "이 점에서 소제호의 바닥과 소제동, 나와의 교차점이 있다고 생각해 그 느낌을 적어내려갔다"고 말했다.

박상우 작가는 조선시대 화가 최북의 '풍설야귀인도'라는 한시가 적힌 그림을 보고 세 편의 한시를 쓰게 됐다. 소제동 작업실에 걸린 이 작품을 보고 한자로 시를 쓰고 싶다 생각 한 것이다.

시각미술 분야에서 활동하는 원동민 작가는 소제동에서 가장 많이 볼 수 있었던 '균열'에 집중했다. 갈라진 길, 금이간 벽 등 균열들을 바라보며 그는 '이 균열들을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무엇일까'를 고민했다. 그래서 그는 균열을 통해 3단계의 작품을 만들어냈다. 기존의 금이 간 모습의 사진과, 그 사진에서 추출한 동양화 먹선의 느낌을 낸 작품, 기존의 금을 메워 보수한 작업이 그것이다.

조아라 작가는 소제동에서 그림일기를 쓰듯 작업을 진행했다. 그의 창문을 잠식해나가는 잡초를 그린 그림은 소담하고 조용하게 흐르는 소제동의 모습을 담고있다. 조 작가는 "소제동에 와서 가장 많이 보였던 것이 잡초였다"며 "잡초를 모녀 그에게 잠식당하고 있는 소제동의 느낌을 살려 작업했다"고 말했다. 서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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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사진2이지원 작가 작품 '빗' 전시사진 사진=서지영 기자
첨부사진3원동민, 오지만디아스의 초상 Portrait of Ozymandias, Digital print, 27.9 42cm, 2018
첨부사진4조아라 Weed, Oil on c-print Canvas 53X45cm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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