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 7기 출범을 계기로 대전시가 시행해온 공사·공단 산하기관장 인사청문간담회에 이목이 쏠린다. 순기능이 적지 않음에도 긍정적인 측면을 살리지 못하면서 `무늬만 인사청문회`라는 비판이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관심은 허태정 시장이 이어갈 지 여부로 모아진다. 시 간부급 인사가 속속 진행 중인 가운데 허 시장도 고심하고 있는 모양이다. 민선 6기 동안 이루어진 청문회를 종합 검토해 결정할 일이지만 기존 방식대로라면 아니한 만 못하다. 업무 능력이나 전문성, 리더십 같은 최소한의 검증은 고사하고, 특정 인사 발탁을 위한 요식행위로 전락해서는 안 될 말이다. 관건은 취지와 현실 사이의 간극 해소다.

시 인사청문회는 민선 6기 권선택 전 시장이 광역자치단체 중 처음으로 전격 도입했다. 대전도시공사 등 산하 공기업 4곳의 기관장을 검증하자는 취지였다. 신선한 시도로 평가할 만하지만 실상은 시민 눈높이에 미치지 못했던 게 사실이다. 조례 등으로 뒷받침되지 않다보니 형식에 흘렀고, 면죄부를 받은 일부 기관장은 기본적 경영 능력은 물론 자질에도 심각한 문제를 드러내면서 유성복합터미널사업 같은 핵심 현안 추진의 걸림돌이 됐다. 인사청문회 주체인 시 의회는 후보자에 대한 기본 정보조차 확보할 근거가 없어 졸속으로 흐르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여러 한계 속에서도 성과가 전혀 없었던 건 아니다.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부적격으로 판정돼 내정이 취소된 사례도 있었다. 하기에 따라서는 얼마든지 인사청문회 취지와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인사청문회를 계속하겠다면 제대로 해야 한다. 고위직에 지명된 인물이 공직을 수행할 만한 능력과 자질, 도덕성을 갖추고 있는 지 송곳 검증하는 게 인사청문회다. 법적·제도적 근거를 보다 명확히 하고, 시 의회 검증 절차의 완성도를 높이는 등의 개선책이 나온다면 어렵게 도입한 제도 자체를 굳이 폐기할 이유가 없다. 여기에다 운영의 묘를 살린다면 금상첨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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