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는 태생적으로 신맛을 지니고 있다. 그 이유는 커피 생두가 콩(豆)이 아닌 커피나무 열매의 씨앗이기 때문에 각종 유기산을 포함하고 있고, 클로로겐산과 같은 로스팅을 할 경우 신맛 성분이 만들어지는 성분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 커피의 신맛은 커피 맛의 여러 요소들을 돋보이게 해주며 커피가 가진 개성을 표현하는데 꼭 필요하지만, 지나치면 오히려 커피 맛을 떨어뜨리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커피의 신맛은 커피 생산지 마다 다른 강도와 특성을 지니고 있고, 로스팅을 통해서도 달라지며 추출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큰 폭으로 변화하게 된다.

커피의 신맛은 로스팅이 진행이 될수록 점점 분해돼 그 맛이 약해진다. 약해지는 정도는 커피 생두 속 신맛 성분들이 분해될 수 있는 가열시간이 얼마나 주어졌느냐와 그 가열의 강도이지만, 커피산지가 어디인지에 따라서도 산미는 각기 다르게 변화하게 된다. 커피산지 중 신맛의 특성이 강한 산지는 아프리카 대륙의 케냐다. 케냐 커피의 산미는 강하게 로스팅을 해도 많이 사라지지 않고, 케냐 커피 특유의 신맛을 지니고 있다. 물론 어느 산지의 커피라 할지라도 모든 산미 성분들이 분해가 될 정도로 강하게 로스팅을 하게 되면 산미가 거의 남아있지 않게 되지만 그중에서도 케냐산 커피가 강한 로스팅에서도 산미를 가장 잘 유지하는 커피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커피추출에 따라서도 커피의 신맛은 상당히 변화를 하게 되는데, 우선 커피와 물이 닿는 시간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커피의 신맛은 추출 후반에 나오는 다른 맛들에 의해 희석 돼 약해진다. 또 추출수의 온도가 높으면 높을수록 다른 성분들도 빠르게 추출이 되므로 신맛이 다른 맛들에 의해 희석돼 그 맛이 약해지게 된다. 특히 커피의 경우 역치값이 상당히 낮은 쓴맛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커피 성분들의 추출이 길어질수록 다른 맛들로 인해 신맛은 줄어들게 된다.

때문에 커피의 신맛이 강한 커피를 즐기는 사람은 로스팅이 약하게 된 커피를 선택하면 된다. 추출 시 커피의 신맛은 추출 초반에 많이 추출되기 때문에 너무 긴 추출시간은 커피의 신맛을 상쇄시킬 수 있으므로 커피의 신맛을 즐기려면 짧은 시간 동안 추출을 하는 것이 좋다. 또 추출수의 온도가 80도 이하면 커피 성분들의 추출이 원활하게 되지 않아 신맛이 지나치게 강조돼 한쪽으로 치우친 커피가 추출되므로 추출수의 온도는 80도 이상을 유지하는 것이 균형 잡힌 커피 추출에 필수적이다. 문상윤 <대전보건대 외래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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