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사칼럼] 사상의학

한의원에 내원하는 환자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분야는 바로 본인의 체질이다. 체질은 태어 날 때부터 지니고 있는 몸의 생리적 성질이나 건강상의 특질이라고 정의되고 있다. 환자가 질병에 걸리면 의사는 진단을 통해 원인을 파악하고, 치료방법을 선택한다. 한의학에서도 수천 년 동안 내려온 진단 체계와 방법이 있다.

질병을 바라보는 관점이 시대에 따라 변하고 발전한 것처럼 치료방법도 변화해 왔다. 그동안 의학서적에서 사람의 체질에 대해 언급한 경우는 많이 있으나 같은 질병이라도 사람에 따라서 치료방법이 전혀 달라진다는 패러다임의 변화는 이제마의 사상의학이 최초다.

예를 들어 감기가 오면 감기의 증상에 따라 치료방법이 달라지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사상의학에서는 감기가 걸렸을 때 같은 증상이라도 체질에 따라서 약이 달라진다. 형제가 동시에 감기로 같은 증상이 나타났을 때도 형제 간의 체질이 다르다면 처방이 달라질 수 있는 것이다.

흔히 한의학하면 떠오르는 인물은 허준으로, 세계문화유산인 동의보감의 저자이자 조선 선조와 광해군시대의 인물이다. 반면 이제마는 고종 시대 인물이다. 3.1운동 민족 대표 33인중에 제자가 있고 서울 인천의 경인선 철도가 개통되던 해에 돌아가셨으니 아주 옛날 사람은 아니다.

이제마는 무과에 급제해 진해 현감, 고원 군수 등을 지냈다 옛날에는 무과라도 어느 정도 유학을 했으며 의학도 병행했다. 이제마가 사상의학을 창시한 것은 기존 치료법으로 본인의 병이 낫지 않자 연구를 통해 자신의 병을 치료한게 계기가 됐다.

이제마 자신은 태양인으로, 한 고을에 1-2명 있었던 매우 특이한 체질로 추정된다. 때문에 기존 의학적 방법으로는 효과를 보지 못했고 새로운 방법을 연구했다. 이제마는 만명의 사람 중 태양인은 5명, 태음인은 5000 명, 소양인은 3000 명, 소음인은 2000 명 정도가 있다고 봤다. 지금도 태양인이 아주 적다는 것은 일치하지만 이외 체질의 비율에 대해서는 서로 다른 견해가 존재한다.

한의학의 기존 의학은 5장(간·심·비·폐·신)의 균형이 맞지 않아 병이 온다고 봤으나 사상의학에서는 심장을 제외한 나머지 4장(간·비·폐·신)의 밸런스가 체질을 결정한다고 본다. 또 사상의학에서 모든 병은 마음을 끓여서 오며 근본적인 처방은 감정의 통제다.

이러한 사상의학의 가장 어려운 점은 진단이다. 가장 흔한 것이 망진, 문진이며 설문지, 지문, 혈액 등을 이용하는 방법도 있다. 요즘에는 유전자 연구를 하기도 하며 DNA를 연구하기도 한다고 한다. 앞으로 과학 발전과 함께 사상의 진단이 정확하게 나오기를 기대해 본다. 구원회<구원회한의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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