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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백]서롱이 제롱이

2018-06-26기사 편집 2018-06-26 15:0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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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유일의 한우 인공수정용 정액을 생산·공급하고 있는 곳이 서산시 운산면에 위치한 서산한우개량사업소다.

도서나 산간 등 한우 정액이 공급되지 않는 곳을 제외하면 사실상 전국 한우농가에 100% 가까운 정액을 공급하고 있다.

이곳은 연간 냉동정액을 200만 개(1개 5㏄)를 생산하고 있다.

특히나 1마리당 20억 원에 달하는 몸값의 혈통 우수한 씨수소 수십 마리가 우리나라 한우산업 지탱의 힘이다.

서산시가 '한국소의 아버지는 서산소'라 부르는 이유다.

서산한우개량사업소는 서해안고속도로를 가로지르는 지리적 여건에다, 여의도 4배인 1200여만㎡의 광활한 면적이다.

그러나 이곳이 현재의 온전한 모습을 갖추기까지 역사는 굴곡지다.

며칠 전 별세한 김종필 전 총리의 작품이 바로 이 서산한우개량사업소다.

서산한우개량사업소의 모태는 삼화목장이다.

김 전 총리가 1969년 삼화축산주식회사를 설립, 대부분의 국유지인 이곳을 수년에 걸쳐 목장으로 만들었다.

나이 지긋한 시민들은 아직도 이곳을 삼화목장이나 김종필 목장으로 부르고 있다.

현재까지도 서산한우개량사업소 안에는 김 전 총리가 머물던 별장이 남아 있고, 또 인공저수지인 '용비지(龍飛池)'도 있다.

편백나무, 자작나무, 메타쉐콰이어, 벚나무 등이 저수지를 감싸 풍경이 아름답기로 소문나 있다

그러나 이 삼화목장은 박정희 대통령 서거 후 신군부가 들어서면서 운명이 바뀌었다.

1980년 당시 언론보도에 따르면 신군부가 김 전 총리를 부정축재자로 지목, 몰수한 부정축재 목록 중 삼화목장 640만 평(당시 79억 원 상당)도 있다.

이렇게 몰수된 삼화목장은 국가로 귀속 됐고, 이름도 현재의 서산한우개량사업소로 바뀌었다.

지난해 서산한우인 '해우군'과 제주한우인 '탐라양'이 부부의 연을 맺은 후 서산한우개량사업소의 우수 혈통 수정란을 제주한우에 이식해 남매 송아지인 '서롱이'와 '제롱이'가 태어났다.

'서롱이'와 '제롱이' 남매 송아지의 100일을 기념하는 기념식도 지난 주말 제주도에서 열렸다.

한 시대를 풍미한 노정객의 별세와 함께 영욕의 역사 한 페이지로 기록되는 서산한우개량사업소가 '서롱이', '제롱이'로 과거와 현재를 잇고 있다.

박계교 지방부 서산주재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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