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의 기둥' 떠받치는 건 자기장

허블우주망원경이 촬영한 창조의 기둥 이미지. 사진=한국천문연구원 제공
허블우주망원경이 촬영한 창조의 기둥 이미지. 사진=한국천문연구원 제공
허블우주망원경이 촬영한 신비로운 천체 사진 중 하나는 독수리 성운으로 알려진 M16의 모습이다. 한국천문연구원 연구진이 참여한 국제연구팀이 이 성운의 독특한 기둥 모양이 유지되는 원리를 밝혔다.

지구에서 약 7000광년 떨어진 M16에는 별이 탄생하고 있는 속칭 `창조의 기둥(Pillars of Creation)`이 속해있다. 기둥들은 새로운 별을 탄생시키는 인큐베이터 역할을 하는 수소와 먼지들로 이뤄져 있다. 마치 동굴 바닥에 돋아난 석순과 같은 모양을 하고 있는데 그 특이한 구조를 유지하는 원리가 과학계의 관심사였다.

25일 한국천문연구원에 따르면 창조의 기둥을 유지하는 힘의 원천은 자기장이었다.

국제연구팀은 전파관측을 통해 `창조의 기둥` 내 자기장을 연구해 자기장의 방향이 기둥에 나란하며 그 세기가 기둥의 구조를 유지할 수 있을 정도로 강하다는 것을 처음으로 밝혔다. 이런 자기장이 없었다면 기둥을 둘러싸고 있는 플라즈마의 압력에 의해 그 구조가 파괴돼 기둥대신 올챙이 모양이나 구형으로 변했을 것으로 추측된다.

연구진이 참여하고 있는 국제 프로젝트 BISTRO (B-Fields in Star-Forming Region Observations)는 서브마이크로미터를 관측하는 단일 전파망원경으로서는 세계에서 제일 큰 제임스 클라크 맥스웰 망원경(JCMT)의 대규모 과제 중 하나로 별 탄생 영역에서 자기장의 역할을 연구한다. 전 세계 120여 명의 연구진 중 한국에서는 28 명의 천문학자가 참여하고 있으며 한국의 연구책임자는 한국천문연구원 권우진 박사다.

권 박사는 "별 탄생에서의 자기장 역할은 수십 년간 논란이 되고 있는 난제이며, 이번 연구는 독수리성운의 별 탄생 기둥이 자기장에 의해 그 구조가 유지된다는 것을 처음으로 밝혔다"며, "BISTRO 과제에 참여하고 있는 한국 연구자들은 다른 별 탄생 영역의 자기장 형태와 세기를 연구하고 있어 다양하고 흥미로운 연구결과들이 계속 이어질 것"이라 말했다.

이용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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