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이 지방선거 참패로 인해 당 수습에 나섰지만 내홍만 더욱 격화되고 있다. 당 중진의원들이 25일 김성태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에 대해 사퇴를 촉구하고 나서면서 당내 갈등이 더욱 확산되는 분위기다.

한국당 소속 5선인 심재철·이주영 의원과 4선 유기준·정우택·홍문종 의원은 25일 보도자료를 통해 김 권한대행의 사퇴를 촉구했다.

이들은 "선거에서 패배하면 책임을 지는 것은 정당정치의 당연한 일"이라며 "이번 선거의 참패는 궤멸에 이를 정도여서 그 책임은 더욱 무거울 수밖에 없는데 공동선대위원장이었던 김 권한대행은 마치 자신은 책임이 없다는 듯한 행동을 하고 있어 또 다시 민심을 배반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김 권한대행이 제시한 중앙당 해체 등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이들은 "대책이라고 제시한 중앙당 해체 등은 문제의 본질과 동떨어진 것"이라며 "패배의 원인을 제대로 진단하고 그에 따른 대책을 따져도 모자랄 정도로 실패한 판에 선거패배의 대책이라고 원내정당을 들고 나온 것은 심각한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비대위 준비위원회를 구성한 것도 물러나야 할 사람이 벌인 무책임한 월권"이라며 "준비위는 즉각 해체하고 김 권한대행은 사퇴하고 길을 열어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와는 별도로 나경원 (4선)의원도 자신의 SNS를 통해 "김 권한대행이 조기 전대 반대와 당 해체 쇄신안 발표, 비대위 준비위 구성 등을 일방적으로 추진했다"며 "본인 거취에 대한 신임을 묻는 것을 시작으로 치열하게 토론할 수 있는 장을 만들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나 의원은 "자멸할 것을 알면서도 스스로 폭탄을 지고 불구덩이로 가고 있다"면서 "당내 민주주의 실종으로 당이 나락으로 빠졌다는 것을 망각하고 또다시 그 길을 가겠다는 것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중진의원들은 물론 당내 최대 인원이 포함돼 있는 초재선 그룹 의원들도 김 권한대행에 대한 의혹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는 상황이다. 김 권한대행과 복당파들이 당내 계파갈등을 조장하고 있다는 것. 일부 강경파들은 김 권한대행에 대한 사퇴 촉구 연판장을 돌릴 태세다. 다만 초재선 그룹 가운데 온건파의 경우 특별한 대안이 없고, 계파갈등으로 비쳐지는 당 내홍이 길어지게 되면 득보다는 실이 많다는 점에서 준비위 논의 과정을 지켜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국당 관계자는 "지금 당의 상황을 놓고 누구 하나 자유롭지 못하다는 점은 분명하다"면서 "당을 수습할 길이 무엇인지에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인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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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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