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가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2차전에서도 아쉬움을 남긴 채 패하고 말았다. 한국은 어제 새벽 펼쳐진 멕시코와의 경기에서 손흥민 선수가 대회 첫 골을 기록하는 등 선전을 했지만 승점을 얻는 데는 실패했다. 경기내용만 놓고 본다면 앞서 스웨덴전보다 좋았다는 평가다. 스웨덴전은 기술력도, 투지도, 적극성도, 유효슈팅도 없었던 최악의 경기나 다름없었지만 멕시코전은 달랐다. 선수들이 활발히 움직였고 기동력을 앞세운 역습에 유효슈팅도 많았다. 결정적인 장면도 수차례 연출했다. 골로 연결시키지 못한 아쉬움이 남는 경기다. 결과는 2패를 기록해 사실상 16강행 좌절 위기에 몰렸다.

조별리그 두 경기를 거치면서 한국 축구가 보여준 가장 큰 허점은 수비 조직력이 흔들린다는 점이다. 전문가들도 이 같은 약점을 보완하지 못한다면 남은 경기를 장담하기 어렵다는 진단을 내놓고 있다. 개개인의 실력이 부족한 판에 조직력이 무너지면 경기는 흔들리기 마련이다. 쉽지는 않겠지만 반드시 수비조직을 재정비해야 한다. 이대로 가다간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에서 당한 3전 전패라는 수모를 또 겪을 수가 있다. 한국 축구는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이라는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한국 축구의 자존심을 위해서라도 3패는 면해야 한다.

이제 한국은 독일과의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멕시코는 2승으로 일찌감치 16강 진출을 확정했다. 독일과 스웨덴이 나란히 1승 1패다. 비록 한국이 2패지만 남은 경기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독일전에서 큰 점수 차로 이기고 멕시코가 스웨덴을 잡아준다면 16강도 가능하다. 물론 낙타가 바늘구멍 들어가는 것처럼 어려운 일이다. 그렇다고 지레 포기해서는 안 된다. 공이 둥근 것처럼 종종 예측을 벗어난 승부가 펼쳐지는 게 축구다. 설혹 지는 한이 있더라도 후회 없는 경기력을 보여주길 기대한다. 우리 국민들이 대표선수들에게 진정으로 바라는 모습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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