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오후 고 김종필 전 국무총리의 고향이자, 가족 묘원이 위치한 충남 부여군 외산면 반교리에는 마을 입구부터 적막감이 맴돌았다.

10여 명의 노인들이 모여 있던 마을회관을 제외하고는 사람들의 일상적인 대화 소리조차 쉽게 들을 수 없을 정도로 차분한 모습이었다.

특히 마을 입구부터 300여 미터 떨어진 김해김씨 가족묘원에는 아직까지 김 전 총리의 영면을 준비하는 분주한 움직임은 찾을 수 없었다.

다만 이 곳이 입구라는 것을 알리듯 두꺼운 쇠사슬 한 줄만 덩그러니 걸려 있을 뿐이었다.

마을에서 만난 주민들은 지역 정치계의 거목인 김 전 총리의 타계 소식에 대해 너나 할 것 없이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주민 김순옥(73·여)씨는 "타계 소식을 접했을 때 가슴이 철렁했다"며 "김 전 총재는 다른 정치인들과 달리 개인적 욕심에 의한 잘못을 저지르지 않고 오로지 나랏일에만 힘써온 분"이라고 강조했다.

익명을 요구한 또다른 마을 주민은 "지역을 두루두루 살펴온 좋으신 분이 돌아가셨다니 충격이었다"며 "슬프고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고 말했다.

또 장찬순 이장은 "김 전 총리의 타계 소식을 접한 뒤 주민 모두가 슬퍼하고 있다"며 "지역 발전을 위해서도 노력하셨던 만큼 안타까운 마음이 크다"고 심정을 밝혔다.

김 전 총리의 장례는 고인의 뜻에 따라 화장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오는 27일 발인식 이후 서울 청구동 자택으로 이동해 노제를 지내고 서초동에서 화장을 진행한 뒤, 모교인 공주고에 도착해 간단하게 노제를 지낼 예정이다. 이러한 일정을 모두 마친 뒤 가족묘원에 도착하게 된다. 이 가족묘원은 2015년 타계한 김 전 총리의 부인 박영옥 여사가 잠들어 있는 곳이기도 하다.

이 밖에 부여군은 이날 부여군민체육관에 분향소를 설치하고 고인의 뜻에 따라 가족장으로 치러지는 27일 장례식까지 군민들의 조문을 받고 있다.

부요군민체육관 분향소를 방문한 박정현 군수 당선자는 "산업화에 지대한 공을 남기고 DJP연합으로 수평적 정권교체를 통해 민주화에 문을 여는데 일조를 한 우리 현대사의 큰 별이 졌다"며 "김 전 총재의 고향 부여 사람으로서 애도의 마음을 금할 수 없으며 삼가 조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박영문 기자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