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천 청산면 지전리에서 13년째 지역어르신들에게 매달 한번 자장면 무료봉사를 하는 여동준 장윤미 부부 모습. 사진=옥천청산면사무소 제공
옥천 청산면 지전리에서 13년째 지역어르신들에게 매달 한번 자장면 무료봉사를 하는 여동준 장윤미 부부 모습. 사진=옥천청산면사무소 제공
[옥천]옥천 청산면에는 효 자장면이라 불리는 특별한 자장면이 있다.

매월 어르신들에게 무료로 제공된다 해서 이 지역사람들은 이 자장면을 효 자장면이라 부른다.

특히 청산·청성면에 거주하는 어르신들은 매월 23일 점심이면 어김없이 청산면 지전리에 위치한 중국집 짜장나라를 찾아 무료자장면을 즐긴다.

식당주인 여동준(50)·장윤미(54)씨 부부는 지역 어르신들을 위해 13년째 효도사랑잔치를 펼치고 있다.

따뜻한 나눔은 지난 2006년부터 시작했다. 하루에 식당을 찾는 어르신만 해도 300명이 넘는다.

거동불편 등으로 직접 오시지 못해 마을이장이나 부녀회장의 도움을 받아 경로당까지 배달되는 양을 합치면 하루 만들어지는 자장면은 400인분 정도다.

이 부부는 이날 만큼은 손님도 받지 않고 오로지 지역어르신들을 위한 대접에만 힘쓴다.

한결같이 모여드는 어른들 덕에 오히려 힘이 나고 행복이 샘솟는다는 이 부부는 고향도 제각각, 청산과는 아무런 연고도 없다. 인천 중국집에서 일하다 만나 2003년 청산면에 정착해 짜장나라를 열었다.

남편 여 씨는 "하루는 동네 한 할머님이 태어나서 처음으로 자장면을 드시러 오셨는데, 비벼 먹는 방법을 몰라 자장 따로 면 따로 드셨다"며 "이게 어르신들을 위해 자장면을 무료로 대접하게 된 첫 번째 계기가 됐다. 평소가게를 찾던 어르신들이 갑자기 안보여 물어보면 돌아가셨다는 얘기를 듣고 참 안타까웠다"며 "특별한 계기가 있던 것은 아니지만 부모님과 같은 어르신들에게 따뜻한 식사한 끼 대접해드리고 싶어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한달에 한번 만나 한참 이야기 꽃을 피우며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사랑방 역할을 해내고 있는 이들 부부가게는 다양한 봉사단체들도 나서 나눔과 사랑을 실천하는 화합과 소통공간으로 자리 잡고있다.

지역어르신들을 아빠·엄마라고 부르는 이 부부는 "10년이 넘은 자장면 대접은 그 어떤 것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우리 부부의 일상"이라며 "혼자 해내려면 힘들지만 음식나눔과 재료준비를 도와주시는 주위분들 덕에 오래 이어올 수 있었다. 해를 거듭할수록 더 맛있게 드시는 어르신들을 보면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몸이 허락하는 날까지 끝까지 베풀고 싶다"고 말했다.

전재수 청산면장은 "하루가 아닌 13년을 한결같이 봉사하며 실천하는 이들 부부봉사 정신에 청산면민을 대표해 감사 드린다"고 말했다. 육종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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