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일색이었던 천안, 아산시의회가 20여 년 경과 속에 유리천장이 흔들리며 여성의원 진출이 두드러지고 있다.

24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1995년 제1회 지방선거 당시 천안시의회는 30명 시의원 가운데 여성의원이 전무했다. 아산시의회도 17명 의원이 선출됐지만 여성은 한명도 없었다. 양 시의회의 여성의원 전무 시대는 제3회 지방선거까지 계속됐다. 2006년 제4회 지방선거에서야 천안, 아산 각각 두 명씩 여성시의원이 기초의원 비례로 배출됐다. 천안, 아산시의회 모두 지역구 여성의원 당선자는 제5회 지방선거에서 처음 나왔다.

지역구로 입성한 천안, 아산시의회 여성의원 비율은 6·13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통해 가파르게 상승했다. 2014년 제6회 지방선거로 구성된 제7대 천안시의회는 지역구 의원 19명 가운데 여성의원이 2명에 불과했다. 여성의원 비율은 10.52%에 머물렀다. 새롭게 출범할 8대 의회는 지역구 의원 22명 가운데 여성의원이 6명이다. 8대 천안시의회 의원 정수가 증가한 점도 있지만 지역구 여성의원 수는 7대 보다 3배나 많아졌다. 여성의원 비율도 덩달아 27.27%로 높아졌다.

아산시의회도 비슷한 양상이다. 7대 아산시의회 지역구 의원 13명 중 여성의원은 2명이었지만 8대 아산시의회는 지역구 여성의원이 4명으로 4년 전 보다 두 배 많아졌다.

여성의원들의 시의회 진출은 8대 의회 들어 질적으로도 한단계 더 도약할 전망이다.

최근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이 8대 천안시의회 원 구성 협의를 마친 결과 5개의 상임위원장 중 행정안전위, 운영위원위 위원장에 각각 여성인 엄소영(민주당), 박남주(민주당) 의원이 내정됐다. 7대 천안시의회는 전·후반기 여성 상임위원장이 각각 1명에 그쳤다. 8대 의회는 상임위 증설과 맞물려 여성 상임위원장이 천안시의회 역대 최초로 동시에 두 명이 될 예정이다.

아산시의회는 의회 개원 최초의 여성의장 탄생이 유력시되고 있다. 아산시의회 사상 최초의 여성의장은 3선의 김영애(민주당) 의원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3선의 김 의원은 민주당이 다수당이며 여성친화도시라는 아산시 이미지에도 부합해 의장 후보 0순위로 꼽히고 있다. 김 의원이 8대 아산시의회 전반기 의장에 선출되면 천안, 아산시의회를 통틀어 최초 여성의장의 기록을 남기게 된다.

여성의원 제로에서 출발한 천안, 아산시의회가 여성 상임위원장에 이어 여성의장 배출 가능성까지 열리게 된 데에는 기초의원 여성비례대표 할당이 한 몫 했다는 분석이다. 실제 김영애 의원도 첫 의회 입성은 비례대표로 시작했다. 천안시의회 엄소영, 김행금(한국당) 의원도 비례대표로 의회에 들어와 지역구에 도전, 재선에 성공했다.

천안여성의전화 김김혜영 대표는 "여성들의 활발한 풀뿌리 기초의회 진출은 환영할 만한 일"이라며 "여성의원들이 정당정치에 갇히지 않고 여성 대표성에 부합하며 여성은 물론 어려운 이들의 삶을 개선하는 정책을 마련하고 그 과정에 시민단체들과도 적극 소통하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윤평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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