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천]옥천 제2 의료기기산업단지조성공사 현장에 지역 건설장비가 배제된 것을 두고 전국건설노동조합 옥천지회노조와 충북개발공사가 갈등을 겪고 있다.

옥천지회는 천막농성을 예고했고, 공사 발주처인 충북개발공사는 노주 주장 수용 불가 방침을 밝혀 갈등의 골이 깊어질 전망이다.

옥천지회노조는 지난 20일 노조측은 군청홍보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대규모공사가 진행됐지만 건설업체가 외지 스크레이퍼 대형장비 4대를 도입하는 바람에 지역내 덤프트럭과 포클레인 등은 일감을 얻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군 건설산업활성화촉진조례에 어긋나고 지역경제 활성화 취지에도 맞지 않는다"며 군의 중재를 촉구했다.

제2 의료기기산업단지조성공사는 옥천 읍 서대·구일리 일원 35만 1661㎡에 총 공사비 615억원을 들여 조성사업으로 지난해 7월 토목공사를 착공했지만 문화재발굴 등으로 10개월 가까이 공사가 중단됐다가 지난달 재개됐다.

문제는 건설업체가 지연된 공정일정을 맞추기 위해 스크레이퍼 4대를 공사현장에 투입한 상태다.

이 장비는 포클레인과 덤프트럭을 이용해야 하는 작업 방식이 아닌 흙을 파내 직접 가까운 곳으로 운반하는 대형장비다. 토목공사에 일반적으로 투입되는 덤프트럭과 포클레인 등을 무용지물로 만들며 현재는 자연스럽게 지역장비는 참여할 수 없는 상황이다.

노조 한 관계자는 "지역내에서 진행되는 공사조차 지역장비가 투입되지 못하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장기적인 불경기로 지역회원 대부분이 손을 놓고 있는 상황이어서 스크레이퍼를 즉각 철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공사발주처인 충북개발공사는 노조주장을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군과 공사와 건설업체, 노조는 그동안 여러 차례협상을 접촉했지만 절충안을 찾는 데는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곳 제2 의료기기단지조성사업은 당초 내년 11월 준공을 목표로 했으나 2020년 7월로 연장했다. 준공 후 3년 간 발생하는 금융비용은 충북도가 40%, 군이 60% 부담한다. 이후에는 충북도와 충북개발공사, 군이 다시 협의를 거쳐 결정하게 된다. 3개 기관은 비용을 줄이기 위해 빠른 준공과 함께 100% 분양을 기대하는 상황에서 공기지연은 큰 부담이다.

건설업체 관계자는 "현재공사구간은 구역이 좁아 스크레이퍼가 작업효율이 높은 상황"이라며 "앞으로 지역장비참여 확대계획을 밝혔는데도 노조는 무조건 스크레이퍼 장비를 빼라고 주장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충북개발공사, 건설업체, 군 관계자는 "지역경제 활성화와 상생을 위해 원만한 타협을 원한다"며 "건설장비노조와 합의점을 도출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대형건설장비 스크레이퍼는 전국 19대 중 4대가 옥천 제2 의료기기단지조성 현장에 투입된 가운데, 건설기계 옥천지회 노조회원들은 스크레이퍼 장비를 철수할 때까지 천막농성에 들어간다는 입장이다. 육종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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