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한국당 상황 앞에선 충청권 의원들도 뾰족한 대안이 없기는 마찬가지이고 사방이 캄캄한 심정일 것임을 모르지 않는다. 지역 의원들이 점심 모임을 가진 이유도 의원들의 그 같은 내적 정서와 맥이 닿았기 때문임을 부정하기 어렵다. 이날 모임에 대해 평소와 다른 강도의 외부 시선이 쏠린 것도 그래서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기왕 모임을 갖기로 결정됐으면 `성원(成員)`이 되는 게 모양새가 좋았을 터인데 모습을 드러낸 의원 숫자는 9명에 그쳤다. 한국당 충청권 의원 12명 중 대전 1명, 충남 2명, 충북 2명 등 5명이 불참한 것으로 돼 있고 대신 지역에 연고가 있는 비례대표 의원 2명이 합류했다고 한다. 불참 의원들의 경우 각자 사정이 있었겠지만 이날 모임을 `패싱`할 정도였는지는 알 수 없다. 때가 때인 만큼 `12명+알파` 모임이 됐더라면 정치적인 의미가 더 확장됐을 수 있었다는 점에서 아쉬운 대목이다.
그와는 별개로 모임 결과에 대해서도 다시 짚어보지 않을 수 없다. 자리를 함께한 9명 지역 의원 면면을 보면 정치적 함량 면에서 가볍다고 볼 수 없다. 나름 구심력이 되거나 될 만한 반열에 있다고 해도 틀리지 않는다. 그런 기대감에 비추어 볼 때 이날 모임은 응집력도 결기도 보여주지 못했던 것 같다. 속을 꽉 채우지 못해도 잘 포장하면 대외적으로 결속 효과가 기대되는 법인데 이를 간과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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