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가 갈수록 어려워진다는 경고가 잇달아 나오고 있다. 제조업 불황과 고용악화 등으로 경제가 침체국면에 접어들었다는 주장은 오래된 일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국제유가가 고공행진을 하면서 지난달 수입물가가 5개월째 상승해 3년 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물가인상 압박이 그만큼 커진다는 얘기다. 이런 가운데 우리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 엔진마저 식어가고 있다는 한국경제연구원의 진단까지 나왔다. 한경연은 어제 "최근 대외여건이 악화되면서 수출이 크게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며 `수출 엔진이 식어가는 5가지 징후` 보고서를 내놨다.

수출 악화의 주요 원인중 하나는 자동차, 반도체 등 13대 수출주력업종 가운데 한계기업수가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한계기업은 3년 연속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을 감당하지 못하는 기업을 지칭한다. 여기에 반도체 시장 전망이 불투명한데도 수출비중은 2015년 11.9%에서 올 들어 20.3% 높아진 것도 안 좋은 징후다. 이밖에 원화가치 상승, 세계 경제성장률 둔화, 보호무역 확산 등도 걸림돌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이러한 요인들은 이미 수출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봐도 무리는 아니다. 지난해 3분기 24%를 기록했던 수출증가율이 올 4-5월 5.5%까지 떨어진 것을 보면 연관이 있다고 할 것이다.

그동안 경제가 안 좋다는 신호는 각종 지표를 통해서 쉽게 알 수 있다. 고용부문에서 경기 침체가 유난히 두드러지고 있다. 지난달 취업자 증가는 7만 2000명으로 8년 만에 최저다. 정부 목표 32만 명은 고사하고 10만 명대도 무너졌다. 지난달 실업률도 4.0%로 18년 만에 최악이다. 이런 마당에 믿었던 수출까지 어려워지고 있으니 그야말로 총체적인 경제에 비상이 걸렸다고 할 수 있다. 정부는 더 이상 낙관론만 펼게 아니라 냉엄한 현실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 각종 지표를 바탕으로 정확한 진단과 분석을 통해 그에 맞는 처방을 서둘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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