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악화의 주요 원인중 하나는 자동차, 반도체 등 13대 수출주력업종 가운데 한계기업수가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한계기업은 3년 연속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을 감당하지 못하는 기업을 지칭한다. 여기에 반도체 시장 전망이 불투명한데도 수출비중은 2015년 11.9%에서 올 들어 20.3% 높아진 것도 안 좋은 징후다. 이밖에 원화가치 상승, 세계 경제성장률 둔화, 보호무역 확산 등도 걸림돌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이러한 요인들은 이미 수출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봐도 무리는 아니다. 지난해 3분기 24%를 기록했던 수출증가율이 올 4-5월 5.5%까지 떨어진 것을 보면 연관이 있다고 할 것이다.
그동안 경제가 안 좋다는 신호는 각종 지표를 통해서 쉽게 알 수 있다. 고용부문에서 경기 침체가 유난히 두드러지고 있다. 지난달 취업자 증가는 7만 2000명으로 8년 만에 최저다. 정부 목표 32만 명은 고사하고 10만 명대도 무너졌다. 지난달 실업률도 4.0%로 18년 만에 최악이다. 이런 마당에 믿었던 수출까지 어려워지고 있으니 그야말로 총체적인 경제에 비상이 걸렸다고 할 수 있다. 정부는 더 이상 낙관론만 펼게 아니라 냉엄한 현실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 각종 지표를 바탕으로 정확한 진단과 분석을 통해 그에 맞는 처방을 서둘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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