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올 들어 세 번째 중국을 방문하는 밀착행보를 보이고 있다. 김 위원장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3차 북중정상회담을 위해 어제 1박 2일 일정으로 베이징을 방문했다. 지난 3월 말과 5월 초 북중정상회담을 위한 방중에 이어 세 번째다. 지난 12일 싱가포르에서 북미정상회담을 한 지 불과 일주일만이다. 북중 정상이 최근 3개월 사이 한 달에 한 번꼴로 만나는 것은 양국이 급속히 밀착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동안 데면데면했던 두 나라 정상의 전례가 없는 잦은 만남은 한반도 비핵화 및 평화체제 구축과 관련이 있다고 할 것이다.

한반도 비핵화와 관련해 북한과 중국은 서로 뗄 수 없는 전략적 이해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 이전에 북중정상회담을 개최한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번 방중에서 김 위원장은 북미정상회담의 결과를 설명하고 대미협상 전략을 조율할 것으로 예상된다. 무엇보다 대북제재 완화에 대한 중국의 확실한 지지를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시 주석은 북한에 대한 영향력을 확인하기 위해서라도 당연히 화답을 할 것이다. 이는 북미정상회담에 따른 `차이나패싱` 논란도 불실시키고 자국의 역할을 대외에 과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이 완전한 비핵화가 이뤄질 때까지 제재를 늦출 수 없다는 입장이지만 중국은 완화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북미정상회담이 무산될 위기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북중의 급속한 밀착이 북미회담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따라서 이번 김 위원장의 방중이 트럼프 행정부 입장에선 탐탁하지 않을 수도 있다. 북중 정상도 이를 알지만 두 나라의 `밀착`을 의도적으로 과시하고 있는 것이다. 북미정상이 합의한 대로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북한 고위급의 후속협상이 다음 주 있을 예정이다. 김 위원장의 방중 이후 또 북한이 태도변화를 보일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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