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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이야기] 변화의 바람

2018-06-19기사 편집 2018-06-19 14:2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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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차 새로운 세상이 다가오고 있네 / 우리들이 형제처럼, 서로 가까워질 것을 생각이 나 해보았는가 / 미래는 흘러오네 / 그리고 난 그걸 어디서든 느낄 수 있네 /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는 것을"

1990년 발표한 독일 락그룹 스콜피온스의 'Wind Of Change'라는 노래의 가사를 번역한 일부분이다. 1989년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고 90년 독일이 통일이 되던 그 무렵 구소련에 불어오던 변화의 바람을 감지하고 만든 곡이다. 30년 가까이 세월이 지난 지금 한반도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북한과 한국 그리고 미국이 이처럼 갑자기 가까워지리라 생각해본 사람은 많지 않으리라 생각한다. 또한 한반도의 미래는 이 변화의 바람 속에 있으리라는 것을 전 세계 사람들이 느꼈으리라 생각한다. 각종 언론매체에서는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벌써 통일 이후의 대한민국을 준비하는 여러 가지 이야기들을 쏟아내고 있다. 이런 가운데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 중의 하나는 아마도 부동산일 것이다. 벌써 38선에 가까운 지역의 땅값이 오르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또한 서울의 일부 메이저 건축설계회사들과 건설회사들은 통일 이후의 건축시장의 변화에 대비해 대북사업을 위한 전담조직을 마련하는 등 발 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남북 교류가 활발해 지면 제일 먼저 도로와 철도가 연결되고 확충될 것이며, 대북투자가 자유로워지면 그 길을 따라 산업단지와 공장들이 들어서고 이에 따른 인구유입의 증가로 아파트들이 들어설 것이다. 충분한 생각 없이 순식간에 건설, 건축의 바람은 북한 땅을 휩쓸고 지나갈 것이 분명하다. 이 지점에서 필자는 걱정이 앞선다. 남한의 개발방식이 북한에 그대로 적용될 것 같아서 이다. 무슨무슨 단지들이 잘 남아있을 북한의 자연과 삶의 터전들을 밀어붙이고 생겨날 것이기 때문이다. 아파트 공화국이라는 불명예스러운 이름은 북한에는 붙여지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 간절하다. 우리가 알고 있는 북한의 건축물들에 관한 인상은 평양의 경직되고 급조된듯한 고층빌딩숲과 그 외지역의 회색톤의 쓰러질듯한 민가들이 전부다. 전체적으로 조악한 수준 이지만 이에 대한 건축적인 연구도 선행돼야 할 것이다. 북한의 자연환경과 건축환경에 대한 고민 없이 남한식 개발광풍만 불어 닥친다면 순식간에 한반도의 나머지 반쪽도 시름을 앓게 될 것이다. 아직 망가지지 않은 천혜의 자연과 기존 건축 환경에 잘 융합되며 경제도 살리는 심도 있는 정책들이 마련될 때 "하늘은 파랗게 구름은 하얗게 실바람도 불어와 부풀은 내 마음 나뭇잎 푸르게 강물도 푸르게 아름다운 이곳에 내가 있고 네가 있네 손 잡고 가 보자 달려 보자 저 광야로 우리들 모여서 말해 보자 새 희망을 하늘은 파랗게 구름은 하얗게 실바람도 불어와 부풀은 내마음"이라고 신중현이 노래한 '아름다운강산'은 만들어지리라 생각한다. 1990년 동구권에 불었던 변화의 바람이 2018년 한반도에 실바람처럼 불어왔으면 한다.

조한묵 대전시건축사회 부회장·건축사사무소 YEHA 대표 건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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