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틱 장애]

경현수 나음정신건강의학과의원 원장.
경현수 나음정신건강의학과의원 원장.
부모들은 아이가 눈을 깜빡거리거나 킁킁거리는 등 행동이 반복되면 나쁜 습관이고 고쳐야 될 버릇이라며 지적하고 혼내는 경우가 많다. 또 이러한 행동들이 반복되면 틱 장애를 의심하고 병원을 찾는다. 하지만 틱 증상 자체에 대해서는 잘 알려진 반면 어떻게 이해하고 대처해야 하는 지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틱 장애는 고의로 증상을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뇌의 이상에서 비롯되는 병이다. 때문에 틱 증상이 나타나는 아이를 심하게 지적, 강제로 행동을 하지 못하게 하는 것보다는 증상에 대해 관심을 주지 않고 긍정적·지지적 환경을 제공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틱 장애 발생 원인= 틱 장애의 주요 발병 요인은 유전으로 알려져 있으며 가족 중 틱 장애가 있거나 있었던 경우 유병률은 15-50% 정도다. 또 환경적 요인도 있지만 명확하게 관여하는 요인은 아직까지 불확실 하다. 다만 신경생리학적으로 뇌의 `피질-선조체-시상-피질 회로`의 문제로 분석되고 있다. 특히 사춘기 이후 틱 증상이 자연 호전되는 것은 중추신경계가 성숙되기 때문이라고 정신과학계는 추측하고 있다. 틱 증상은 본인의 의지와 상관 없이 갑작스럽고 빠르며 반복적이고 비율동적인 동작이나 음성증상이 몸의 어느 부위에서나 생길 수 있다. 동작 증상의 경우 운동 틱이라고 부르며 음성 증상은 음성 틱, 운동 틱과 음성 틱이 동시에 1년 이상 지속이 되면 투렛 장애로 분류한다.

◇진단이 중요= 틱증상은 보통은 어린 나이에 생기고, 증상의 악화와 호전이 반복되다가 사춘기가 지나면서 90%에서 자연 호전된다. 또 수 일에서 수 개월 만에 증상이 사라지기도 한다. 따라서 가벼운 틱 증상은 치료하지 않고 관찰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틱 증상으로 인해 일상 생활에 방해를 많이 받거나 학업 또는 또래 관계의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에는 증상 완화를 위한 치료가 필요하다.

특히 적극적인 치료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고 해서 진단 자체를 받지 않는 경우에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틱 장애가 있는 경우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가 동반되는 경우가 상당히 많기 때문이다. 틱 장애에서 주의산만, 충동문제, 공격성, 반항 등 문제는 ADHD일 가능성이 있다. 또 강박 증상도 50-90% 동반되는데 좌우대칭, 정리 정돈, 배열 등 행동이 나타날 수 있다. 이밖에 불안장애, 우울장애, 수면장애가 동반되는 경우가 많아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진료를 받아볼 필요가 있다.

◇대처 방법=틱 장애는 자연 소실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가족 또는 환자 입장에서는 당장의 증상이 불안하고 불편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아이에게 틱 행동을 하지 말라고 지적하거나 혼내는 것은 스트레스를 유발하게 되고, 이는 틱 증상을 악화시키고 지속시키는 요인이 된다. 틱에 대한 특별한 치료를 해야 하는 게 아니라, 틱으로 인해 아이가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마음을 편하게 가질 수 있게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또 보육 시설이나 학교에서 아이의 증상에 대해 관심을 갖지 않도록 도움을 요청하는 것도 필요하다. 하지만 과도한 음성 틱 증상으로 성대손상이 올 정도로 소리를 내는 경우와 운동 틱 증상으로 신체적 상처가 생길 수 있는 경우에는 지속적인 관찰이 요구된다.

◇치료 방법= 치료가 필요한 상황이면 첫 번째로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약물 치료다. 약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만 가지고 치료를 기피하는 경우에는 증상이 악화되는 것은 물론 심리 상태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약물 치료 이외에 습관역전훈련, 노출 및 반응방지 훈련과 같은 행동치료나 자기장을 이용해 뇌를 자극, 신경세포의 활성을 조절하는 경두개자기자극술(TMS)을 시도할 수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틱은 좋아졌다 나빠졌다를 반복하고 자연적으로 없어지기도 하는 질환이며 일정 기간 치료로 완전히 사라지는 질환이 아니라는 점이다. 아이 본인도 하고 싶지 않지만 자신도 모르게 나타나는 증상이기 때문에 부모의 인내심이 더욱 필요하다. 또 전문가와 유기적으로 관찰하며 치료를 하는 것이 틱 장애를 극복하는 최선의 방법이다.

도움말= 경현수 나음정신건강의학과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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