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이상행동 틱 장애

어린 자녀가 특별한 이유 없이 반복적으로 눈을 깜빡이는 등 행동을 하거나 이상한 소리를 내는 모습을 보게 된 부모들은 하나같이 아이의 건강을 걱정하게 된다. 이러한 증상들은 바로 `틱 장애`에서 나타나는 것들이기 때문이다. 또 최근 들어 틱 장애를 앓고 있는 환자들이 늘어나면서 이에 대한 부모들의 관심 또한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틱 장애로 의료기관을 찾은 환자 수는 1만 7754명으로 2013년 1만 6621명보다 1133명(6.8%) 증가했다.

성별로는 여성 환자보다 남성 환자의 비율이 높았다. 지난해 기준 남성 환자는 1만 3999명으로 여성 환자(3755명)의 3배 이상을 기록했다. 특히 7세를 전후해 발생하는 특성상 남녀 모두 10대 미만에서 가장 많은 환자가 나오고 있다. 지난해 전체 남성 환자 중 0-9세는 5277명으로 절반 이상인 62%를 차지하고 있다. 또 여성 0-9세 환자는 1673명으로, 전체 환자의 절반에 가까운 44%를 기록했다.

대전에서는 2015년 638명, 2016년 683명, 2017년 718명 등 매년 600-700여 명 사이의 틱 장애 환자가 의료기관을 찾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지난해 기준 같은 충청권에 속하는 세종(68명)과 충남(469명), 충북(431명)보다 높은 수준이다.

틱은 자신도 모르게 얼굴이나 목, 어깨, 몸통 등 신체 일부분을 아주 빠르게 반복적으로 움직이거나 이상한 소리를 내는 것을 말한다. 움직이는 증상의 경우 눈을 깜박인다든지 경련하듯 머리를 흔들거나 어깨를 으쓱거리는가 하면, 코를 벌렁거리는 등의 행동을 취한다. 음성의 경우에는 감탄사나 목청을 가다듬는 소리로 표출되기도 한다. 공통점은 증상이 생기기 전에 불쾌한 감각이나 느낌이 있고 틱 행동을 하고 나면 이 증상들이 완화된다는 것이다.

또 흔히 눈을 깜빡이는 증상부터 시작해서 시간이 지날수록 위치가 변한다. 특히 긴장, 흥분, 불안, 피로, 스트레스 상태에서 증상이 심해진다. 반면 잠을 잘 때나, 한 가지 행동에 몰두할 때는 증상이 줄어드는 경우가 많다. 음성 틱 또는 운동 틱 중 한두 가지가 한 달 이상 계속되고 1년 이내에 없어지는 것을 일과성 틱 장애라고 하는데, 이는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저절로 없어지는 경우가 많다. 반면 1년 이상 지속되면 만성 틱 장애로 분류돼 전문적인 치료를 받아야 한다. 또한 가장 심한 경우로는 여러 종류의 운동 틱과 한두 가지 이상의 음성 틱이 동시에 나타나고 1년 이상의 만성경과를 밟는 투렛 장애가 있다.

틱 장애 발생 원인은 먼저 도파민 계통의 이상이나 뇌의 피질-선조체-시상-피질 회로의 이상 등 신경생물학적 원인이 있다. 그 다음은 유전적 요인인데, 부모가 어릴 때 틱 증상을 보인 경우 등이 해당된다. 유전적 요인이 있는 경우 남성에서 틱 장애가 많이 발견되고 여성에서는 강박 장애가 주로 관찰된다. 또 출산과정에서 뇌 손상이나 뇌의 염증, 출생시 체중, 산모의 스트레스 등 환경적 요인도 관련이 있다는 보고도 있다. 이밖에 틱 증상은 스트레스에 민감하기 때문에 정서적으로 불안할 때 증상이 악화되는 경향이 있다. 가정 불화, 학교 시험, 친구와의 불화 등 시기가 이에 해당한다.

이창화 을지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아이에게 직접적으로 틱 증상을 지적하기보다는 심부름을 시키거나 주의를 환기시킬 수 있는 놀이 등으로 관심을 이끌어주는 것이 좋다"며 "또 수영이나 태권도 등 규칙적으로 운동을 하는 습관을 들이면 의미 없이 움직이는 근육의 움직임이 줄어들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틱 자체보다는 오히려 아동의 일상적인 생활, 친구관계, 학교에서의 적응상태 등에 관심을 갖고 살펴보는 일이 중요하다"며 "틱 증상 때문에 친구들에게 놀림을 받고 있는 것은 아닌지, 선생님들과의 관계가 원만한지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설명했다.박영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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