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조던은 전세계적으로 가장 유명한 운동선수다. 약 120년에 이르는 농구 역사에서도 가장 위대한 선수로 평가 받는다. 1984년부터 NBA 선수로 활동했으며 2003년 은퇴하기까지 6번이나 소속팀 시카고 불스를 리그 우승으로 이끌었다. 올해의 신인상을 시작으로 매해 득점상, 수비상을 밥먹듯이 했고 리그 MVP는 당연히 그의 차지가 될 때가 많았다.

겉으로 보기엔 화려하기만 한 그의 삶이지만 성공과 실패에 대한 시각은 서점에 우후죽순처럼 등장하는 성공담책보다 울림이 크다. 성공한 이들에게 이유를 물으면 대개 자신만의 비법을 그럴듯하게 설명하곤 한다. 그러나 조던은 실패에 관한 이야기를 했다. "경기의 승패를 뒤집을 수 있었던 26번의 버저비터 기회를 날렸고 패배한 경기만 해도 300게임에 가깝다. 나는 9000개 이상의 슛을 놓쳤다. 그게 내가 성공한 이유다."

성공을 위해서는 다양한 요소가 필요하다. 그러나 성공한 이는 자신이 생각할 때 가장 두드러지는 요소를 강조하게 된다. 성공사례집을 아무리 많이 읽는다고 해도 실패할 수 있게 되는 이유다. 반면 실패의 요소는 명확해 교훈도 확실하다. 마이클 조던은 성공을 위한 비법보다는 실패를 복기하고 잘못을 반복하지 않는 법에 집중해 결국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

그동안 한국사회는 실패에 인색했다. 한번 삐끗하면 인생 전체가 일그러진다. 그러다보니 안전한 길을 추구하는 경향이 강해져 혁신의 DNA는 희박해졌다. 서로 각자의 아이디어로 새로운 아이템을 찾지 못하고 어떤 업종이 뜬다고 하면 너도나도 비슷비슷한 가게를 내 금세 레드오션을 만들곤 했다. 결국 이는 모두가 망하는 길이다.

한국의 국책 연구과제의 성공률이 98%에 달한다는 조사가 있다. 선진국의 기초과학 연구 성공률이 20% 정도라는 점을 생각하면 비정상적으로 높은 수치다. 실패에 대한 부담이 크기 때문에 애초에 쉬운 연구만 해왔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정작 과제는 성공해도 쓸만한 결과는 나오지 않았다.

어린 시절 수없이 들어온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는 에디슨의 말이 이제라도 사회에 통용되게 돼 반갑다. 9월 실패박람회가 열린다고 한다. 그동안 실패에 인색했던 정부가 전향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실패해도 괜찮아`, `우리 다시 시작해`라는 캐치 프레이즈는 우리 사회 패러다임을 극적으로 변화시킬 키워드가 될 수 있다.

이용민 취재1부 차장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