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 지방선거에서 `안희정 쇼크`에도 불구하고 대전과 충남지역에서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인사들이 당선되면서 향후 안 전 지사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선거가 본격화되기 전까지만 해도 불명예 퇴진한 안 전 지사 때문에 그의 측근들이 이번 선거에서 고전을 면치 못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지만 문재인 대통령의 높은 인기와 당 지지율 덕분에 `안희정 리스크`가 이번 선거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선거 초반 일부 측근 후보들은 안 전 지사와의 친분관계가 오히려 선거에 영향을 줄 것을 우려해 일찌감치 안 전 지사와 거리두기에 나서기까지 했다.

안 전 지사 측근들의 당선을 계기로 일부에선 그의 명예회복과 부활의 신호탄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허태정 대전시장 당선자는 더불어민주당 조승래 의원(유성 갑)과 함께 `원조 친안`으로 분류된다. 허 당선자는 안 전 지사와 학생운동을 함께 한 인연으로 교분을 쌓았다. 대전 유성구청장 시절에도 같은 당 소속 단체장으로서 동지애를 과시했다. 충남지역 기초단체장 선거에서는 측근인 맹정호·박정현·김돈곤 후보가 모두 현역들을 제압하고 당선됐다.

맹정호 서산시장 당선인은 52.2% 득표율로 3선에 도전한 자유한국당 이완섭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 안 전 지사의 추천으로 노무현대통령비서실 정무기획 행정관을 지낸 것으로 알려진 맹 당선인은 충남도의원을 두 차례 지냈다. 민선 5기 당시 안 전 지사의 인수위원회 기획조정 분야 간사를 맡기도 했었다.

보수의 심장이라고 불리는 부여와 청양 역시 안 전 지사 측근에게 자리를 내줬다.

53.8% 득표율을 얻은 박정현 부여군수 당선인은 한국당 이용우 후보의 3선에 제동을 걸고 최초의 민주당 군수로 입성했다. 안 전 지사의 민선 5기 정무부지사를 지낸 박 당선인 역시 안 전 지사와 뗄래야 뗄 수 없는 인물이다. 특히 JP(김종필 전 국무총리)의 고향인 부여에서 민주당 후보가 당선돼 이변이라는 평가다.

김돈곤 청양군수 당선인 역시 보수 색채가 짙은 청양에서 당선됐다. 3선을 노린 한국당 이석화 후보를 누르고 43.9% 득표율로 당선되는 이변을 연출했다. 충남도청 자치행정국장과 농정국장을 지낸 김 당선인은 안 전 지사의 3농 혁신의 핵심 역할을 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퇴임 후 행정분야 정책특별보좌관으로 도정에 대한 자문을 하기도 했다. 김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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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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