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이 없는 삶은 잘못된 삶이며, 피곤한 삶이며 유배당한 삶이기도 하다. 20세기를 대표하는 철학가 니체가 음악이 인간의 삶에 끼치는 영향, 음악의 위대함, 음악의 힘에 대해 잘 말해주는 것 같다. 물론 음악은 삶을 위한 필수 조건은 아니다. 전쟁, 가난, 배고픔과 같이 생사를 오가는 문제들 앞에서 음악은 당연히 사치이고 불필요한 것일 수 있다. 그러나 치열한 전쟁이나 삶을 벼랑 끝에 몰린 생의 마지막 순간일 수 있는 숨 가쁜 순간에도 위로가 되어 준다는 것은 영화 "피아니스트"에서도 보여 준다.

음악은 교양 과목 내지는 특별 활동 정도로 인식 되고 있고 이는 주요 교과목인 국어 수학 과학 같은 과목과 비교해 봐도 현저히 알 수 있다, 2002 월드컵 4강 진출의 순간을 담은 동영상은 십 년이 지난 오늘 날 봐도 가슴 벅찬 순간이고 김연아의 첫 올림픽 금메달 시상식 때 자랑스러운 태극기와 함께 울려 퍼지는 애국가는 감동과 함께 눈물이 핑 돌게 한다. 히딩크 감독 품으로 달려가 안기는 박지성의 모습에 흐르는 강렬한 음악은 베르디 (Verdi)의 진혼곡 (Requiem) 중 디에스 이fp (Dies Irae)가 흘러나올 때가 많다. Dies Irae의 뜻은 "진노의 날"이지만 대규모의 오케스트라와 합창이 혼신을 다해 부르는 Dies Irae는 인간의 혼을 흔들어 놓을 만큼의 힘을 발휘하여 한국 축구 역사상 처음 4강 진출의 감동을 더해준다.

주말 여가 생활의 중심을 차지하는 영화를 보면서 상상해본다. "The Sound of Music"의 첫 장면이 음악 없이 아름다운 오스트리아의 언덕의 모습만 보여줬다면, "Out of Africa"의 대 자연의 모습을 담은 풍경에 Mozart의 음악이 그 배경에 없었다면, 최초의 무성 영화인 "The Cabinet of Dr. Caligari"에서 느낄 만한 부조화와 같은 것이다. 어린아이들의 인기 애니메이션인 "The Lion King" 중 "The Circle of Life"의 장면도, 아프리카 고유의 민속음악 풍이 흘러나오며 시각적인 이미지들과 어우러져 그 감동이 몇 배 더해지고 이런한 감동이 아이들의 손을 잡고 갔던 엄마들에게까지 전달되어 그들의 주머니를 열고 모두가 영화관으로 가게 해주는 디즈니의 숨은 힘 또한 느낄 수 있다.

필자는 지난 6개월 간 글을 쓰며 음악의 여러 면들을 다양하게 다뤄보려고 했다.

음악은 기쁨과 슬픔은 물론 인간의 삶에서 때로는 잊고 지나칠 수 있었던 우리 안의 감정들을 일깨워 주고 함께 나누며 서로가 치유 되는 작지만 숨은 큰 힘이고, 그런 음악을 일상생활에 매일 접하며 살 수 있는 것은 분명 큰 행운이고 축복이라고 생각한다.<조윤수 피아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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