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가 끝나자마자 후폭풍이 보수 정치권에 휘몰아치고 있다. 당장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 든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이 지도부 책임론으로 내홍에 휘말렸다. 패닉에 빠진 한국당에선 조기 전당대회, 당의 전면적 쇄신론에 이어 당 해체론까지 나오고 있다. 참패 책임을 지고 홍준표 대표가 어제 대표직에서 물러났다. 당직자와 시도위원장의 사퇴도 줄을 잇고 있다. 김성태 원내대표의 비상체제에 돌입했지만 앞으로 어떻게 될지 한치 앞도 내다보기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다. 유승민 공동대표가 물러나고 서울시장에 나섰던 안철수 후보도 "당분간 성찰의 시간을 갖겠다"고 밝힌 바른미래당도 위기이긴 마찬가지다.
선거참패로 인해 홍준표·유승민·안철수 등 보수 대표주자 3명이 하루아침에 몰락했다. 보수당인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이 당장 해야 할 일은 당의 정상화가 아니라 새로운 모습이다. 통합이 됐건 헤쳐모여가 됐건 뼈를 깎는 변화와 혁신이 필요하다. 지금의 정치지형으로는 더 이상 기대할 게 없다. 적당히 보수하는 수준이 아니라 백지상태에서 새롭게 집을 짓는 대변혁을 이뤄야 한다. 유승민 대표의 "이번 선거는 문재인 정부에 대한 국민의 지지도 있었지만, 결국은 보수에 대한 심판이었다"는 발언을 깊이 새겨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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