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나들이]
이 영화 속에서 류이치 사카모토는 종종 바흐의 곡을 연주한다. 바흐는 `코랄 전주곡`이라는 이름의 찬송가를 많이 작곡했는데 당시 유럽 전반에 녹아있는 전염병, 굶주림, 억압 등의 상황들에 대해 기도문을 암송하며 음표 하나하나를 그렸다고 알려져 있다. 이에 대해 류이치 사카모토는 그 시대와 현 시대를 비교하는 것은 무리라고 언급했지만,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시대의 분단과 폭력성을 종종 언급해왔기에 그가 코랄 전주곡에 가지는 관심에는 전혀 어색함이 없어 보인다. 이런 과정들을 통해 점차 완성되어 가는 류이치 사카모토만의 코랄 전주곡 ``solari`는 바흐 그리고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가 그의 영화 속에서 차용된 곡과는 전혀 색다른 매력으로 재탄생해 관객들의 가슴을 두드린다. 서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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