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의문 4개 조항…CVID는 빠져

북미 정상은 역사적인 첫 만남에서 한반도 비핵화와 북한 체제보장을 약속하며 새로운 출발을 선언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2일 싱가포르 센토사섬 카펠라호텔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공동성명 형식의 합의문에 서명했다.

두 정상이 이날 서명한 합의문에는 △평화와 번영의 새로운 북미 관계 추진 △한반도의 지속·안정적 평화체제 구축 위한 공동 노력 △4·27 판문점 선언 재확인과 `완전한 비핵화` 노력 △전쟁포로·실종자 및 유해 즉각 송환 약속 등 4개 조항이 담겼다.

두 정상은 이 같은 합의에 따른 후속조치 이행을 위해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북한 고위 당국자 간의 후속회담을 최대한 이른 시기에 개최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북한은 비핵화 약속을 재확인했고, 미국은 북한의 안전보장 제공을 공약함으로써 국제사회를 향해 새로운 북미관계 출발을 선언한 것으로 평가된다. 또 북미 양국은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한 협상 프로세스를 10년 만에 재가동하고, 적대관계 청산을 위한 중대한 전환점을 맞이하게 됐다.

서명식장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합의문이 포괄적인 문서이고, 좋은 관계를 반영하는 결과물"이라고 자평했다.

이어 "(비핵화) 과정이 굉장히 빠르게 시작되고 있다"며 "조금만 기다리면 다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북한, 그리고 한반도와의 관계가 굉장히 달라질 것"이라며 "이전과는 다른 상황이 될 거고, (북미) 둘 다 무언가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CVID 문구가 명시되지는 않았으나, 김 위원장과의 만남을 통해 비핵화 목표 달성에 대한 확신을 가지게 됐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 굉장히 특별한 유대관계를 맺을 수 있었다"며 "위험한 문제였는데 우리가 해결하고자 한다. 김정은에게 감사하다고 말하고 싶다. 힘든 시간이었는데 오늘 만남이 기대보다 더 좋은 결과였다고 생각한다. 더 많은 진전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김정은 위원장은 "오늘 역사적인 이 만남에서 지난 과거를 딛고 새로운 출발을 하는 역사적인 서명을 하게 될 것"이라며 "세상은 아마 중대한 변화를 보게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러면서 "오늘과 같은 자리를 위해 노력한 트럼프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한다"고도 했다.

두 정상은 이날 오전 한 차례의 단독회담과 한 차례의 확대 정상회담, 그리고 업무오찬을 갖고 산책까지 마친 후 곧바로 서명식을 진행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시작이 다소 늦어졌다. CVID 관련 조항을 놓고 서명 직전까지 협상을 진행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두 정상은 서명식을 마친 뒤 기념촬영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서로가 많은 걸 알게 됐다. 상호 국가에 대해 알게 됐다"며 이번 회담에 대한 의미를 재차 강조하기도 했다.

한편 김 위원장은 서명식 종료 후 숙소로 이동했으며, 이날 밤 항공기편으로 귀국길에 올랐다.

서울=송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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