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과 미국이 역사적인 첫 정상회담에서 새로운 변화의 첫걸음을 약속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어제 싱가포르에서 회담을 갖고 공동합의문에 서명했다. 합의문엔 완전한 한반도 비핵와와 북한의 체제안전보장, 북미관계 정상화, 6·25전사자 유해송환 등 향후 두 나라가 도달할 목표를 적시하고, 관련 협상이 진행된다는 내용을 담았다. 이로써 북미 양국은 한반도와 동북아 안보의 걸림돌인 북한 핵문제를 해결을 위한 협상을 10년 만에 재가동하게 됐다. 또한 6·25전쟁 이후 68년간 지속해온 적대관계를 청산하기 위한 첫걸음을 내딛은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번 회담의 주된 의제는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CVID)다. 이미 실무회담에서 상당한 의견 접근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고 트럼프도 회담 전에 트윗을 통해 "진정한 합의가 있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비핵화의 구체적인 시간표가 합의문에 담길 것으로 예상됐던 대목이다. 하지만 CVID는 합의문에 포함되지 않았다. 회담 후 트럼프는 기자회견을 통해 "두 정상이 확고하고 흔들림 없는 한반도 비핵화를 이룰 것"이라고 밝혔다. 합의문에 포함되지 않았지만 김 위원장이 비핵화의 빠른 이행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이 비핵화를 더 원하는 느낌을 받았다"고도 덧붙였다. 만족할 만한 회담이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외신 등에선 합의문으로만 봐서는 판문점선언보다 나을 게 없다는 지적을 하고 있다. 트럼프가 워낙 큰소리를 쳤고, 기대감을 키웠던 정상회담이었다는 점에서 맞는 말이기도 하다. 다만 트럼프가 언급했듯이 추후 회담을 통해 실행이 된다면 얘기가 달라질 수 있다. 첫 술에 배부를 수 없고 천리길도 한걸음부터 시작하는 법이다. 두 나라 정상이 70년의 적대관계를 청산하고 악수를 한 것만으로도 의미 있는 진전임에 틀림이 없다. 향후 진행될 협상을 통해 싱가포르 회담이 `성공한 담판`이 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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