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통해 앞으로 4년 간 전국 방방곡곡을 이끌 일꾼 4000여 명을 뽑는다. 이번 선거에 투입되는 비용은 모두 1조 700억 원에 달하고, 유권자 한 사람의 투표로 발생하는 가치는 2891만 원이라고 한다. 한 사람이 많게는 8표씩 행사하는 이번 선거에 쓰이는 투표용지는 3억 장 정도다. 이 투표용지를 쌓아 올리면 높이 30㎞로, 백두산 높이의 10배와 맞먹는다.

투표 투입되는 비용과 중요성을 수치로 따지지 않더라도 우리 국민들은 투표의 소중함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자신이 행사하는 한 표의 힘은 작아 보이지만, 그 표들이 모여 만들어 내는 힘은 나라를 이끌어가는 근간이다.

지난 13일 간의 공식선거운동이 종료되고 드디어 선거 날이 밝았다. 이제 지역 일꾼을 뽑는 6·13 지방선거에서 남은 건 유권자의 선택뿐이다. 일곱 번째 지방선거이지만 이번 선거전이 이전 보다 나았다고 할 수 있을까.

많은 후보들은 늘 정책 선거를 펼치겠다 외치며 자신을 뽑아 달라고 한다. 국민 상당수도 여론조사를 통해 자신의 후보 선택 기준은 `정책`이라 답한다. 그럼에도 선거에 나선 후보들은 정책을 토대로 토론을 거쳐 시민들에게 선택을 받는 이상적인 선거전 보다는 상대를 비방하고, 중앙 정치의 힘을 빌리고, 치부를 들어내는 선거를 행태를 이어가고 있다. 상당수의 여론도 이에 휩쓸린다.

이상에 다가가기 보다 현실에 머무르는 다양한 이유가 있어 보인다. 13일이라는 공식적인 선거 기간동안 충분한 정책 토론이 이뤄지기에는 물리적 어려움이 있을 수도 있고, 비방이나 선정적인 이슈가 사람들의 눈길을 더 끌어 표심을 좌우하는데 더 큰 힘을 발휘하기 때문일 수도 있다. 또 지역 정치보다는 중앙 정치에 국민들의 관심이 높은 만큼 중앙 정치권의 힘을 빌릴 수 밖에 없는 후보자들의 절박한 마음도 있을 것이다.

어느 한 후보는 자신의 가게에 일할 종업원을 뽑는 정도의 관심만 이번 선거에 보여달라고 호소했다. 전적으로 공감한다. 몇 개월의 분위기와 흐름에 휩쓸리는 것이 아니라 진정 자신을 위해 일할 일꾼에 대해 조금 더 소상히 살피고 따져봐야 할 것이다. 고대 그리스 철학자 플라톤의"정치에 관심이 없으면 나보다 못한 사람의 지배를 받는다"는 말처럼 오늘 하루 앞으로 4년 충청을 이끌어 갈 리더를 뽑는데 유권자의 관심이 필요하다.

취재 1부 김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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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달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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