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령화 사회 치매]

이미 초고령화 사회에 접어든 일본과 같이 우리나라도 10년 안에 초고령화 사회 진입을 앞두고 있다. 65세 이상 노인 인구의 비율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상황에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질환은 바로 `치매`다. 주로 60대 이상 노년층에서 발생하는 치매 환자 수와 이로 인한 사망률이 계속해서 늘고 있기 때문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를 살펴보면 치매로 인해 의료기관을 방문한 환자 수는 2013년 31만 5219명에서 지난해 45만 9421명으로 절반에 가까운 14만 4202명(45%)이 증가했다. 또 통계청의 `2016년 사망원인 통계`에 따르면 치매로 인한 사망률은 2006년 인구 10만 명당 8.8명에서 2016년 17.9명으로 증가했다. 10년 사이 두 배 이상 증가한 결과다. 같은 기간 치매에 의한 사망자 수 또한 4280명에서 9164명으로 증가했다.

치매 환자는 남성보다는 여성에서 더 많이 발생하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남성에서는 13만 1025명의 환자가 나온 반면 여성에서는 32만 8396명을 기록했다. 노년층에서 주로 발생하는 질환이다 보니 남녀 모두 60대 이상 환자 비율이 가장 높았다. 남성의 경우 60대 1만 5259명으로 만명을 넘어선 이후 70대 5만 3355명, 80대 이상 6만 3513명의 환자가 발생했다. 여성에서는 60대 1만 9659명에서 70대에 10만 3623명, 80대 이상에서 21만 1580명의 환자가 나왔다.

치매는 정상적으로 성숙한 뇌가 후천적인 외상이나 질병 등 외부 요인에 의해 손상 및 파괴 돼 지능, 학습 등 인지기능과 고등 정신기능이 떨어지는 복합적인 증상을 의미한다. 치매의 원인 질환으로는 80-90가지가 알려져 있으며 이중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질환으로는 알츠하이머병, 혈관성 치매 등이 있다.

알츠하이머병은 고령, 머리 외상 등이 위험 인자로 지목되고 있지만 원인은 아직 불분명하다. 퇴행성 뇌질환이기 때문에 대부분 노인에게 발생한다. 언어장애, 기억장애, 시공간인지장애 등이 대표적인 증상으로 알려져 있다. 알츠하이머병이 시작되면 해마의 신경세포가 손상되면서 최근 기억부터 사라지게 되며 이후에는 장기기억 저장 기능을 하는 대뇌피질도 손상되면서 오래된 기억도 사라진다.

이와 달리 혈관성 치매는 뇌혈류 감소, 뇌경색 등 뇌혈관 손상으로 인지장애가 발생하는 질환이다. 알츠하이머병과 달리, 뇌혈관 질환이라는 분명한 주요 원인 인자가 있다. 어떤 뇌혈관 질환인가에 따라 뇌경색이 처음 발병했을 때 인지기능에 큰 장애가 생기는 전략뇌경색치매, 뇌경색이 여러 번 오면서 인지기능 장애가 단계적으로 발생하는 다발경색치매 등이 있다. 혈관성 치매의 주요 증상은 언어장애, 운동능력 저하, 팔다리 마비 등이고 심한 감정 기복과 우울증 증세가 나타나기도 한다.

알츠하이머병은 서서히 시작되고 점진적으로 진행되는 반면 혈관성 치매는 증상이 비교적 급격히 시작된다. 증상 경과에 있어서도 계단식으로 악화되거나 발전 속도에 기복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뇌혈관 질환을 앓았던 사람에게도 알츠하이머병이 나타날 수 있고, 알츠하이머와 혈관성 치매가 함께 나타나는 혼합성 혈관성 치매도 발병 가능하다. 때문에 치매와 관련된 자가진단법을 숙지해 두고, 치매가 의심되면 전문의의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한호성 유성선병원 부원장은 "알츠하이머병은 발병 원인이 분명하지 않아 예방이 쉽지 않지만 상당 부분은 건강한 생활로 예방이 가능하다"며 "또 혈관성 치매는 예방을 위한 건강관리의 중요성이 보다 명확해 건강을 해치는 요소들을 줄이면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박영문 기자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