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사이 출근할 때나 길거리를 지나다보면 선거홍보물이 붙은 판을 목에 걸고 계속 인사하며 선거운동을 하는 후보자들을 너무나 자주 본다. 그런 모습을 보면 필자는 얼마나 목이 아플까? 허리는 괜찮을까? 하는 걱정이 든다. 언론 매체가 다양하고 국민들이 쉽게 선거에 관한 정보를 접할 수 있는 세상에서 이러한 모습이 과연 얼마나 진정성이 있는 것인지 의구심도 든다. 하루 종일 걷고 모임에 참석하고 인사하면 후보자들의 하루는 너무나 빨리 지날 것이나 밤에는 온몸이 쑤시고 저릴 것이다. 앞으로는 조금 더 세련된 선거운동이 생겨나야할 것 같다.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선거운동의 모습이 너무나 같다. 여기까지는 어쩔수 없다고 하나 각 후보자들 또는 그들이 속해있는 정당의 선거운동 정책 공약을 보면 이 역시 과거와 너무나 흡사한 점이 많은 것은 어찌 이해하여야 할까? 특히 나의 관심분야인 보건의료 정책 공약을 과거와 비교하여 보면 정말 변화된 것이 없을 정도이다. 다만 여당은 `문재인 케어`에 적극 협조하는 모습들이다. 현재 의료계가 반발하고 있는 상복부초음파 건강보험 적용 전면 확대, 비급여의 급여화를 통한 보장성 강화 ,어린이 입원진료비 본인부담 대폭 인하, 재난적 의료비 지원사업 대상 확대, 선택진료비 완전 폐지 등이 주 공약이다. 모두 환자의 진료비 부담을 낮추기 위한 정책들이라고 주장한다. 또한 공약 실천을 위해 건강보험 재정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의료전달체계 및 건강보험 심사체계를 합리적인 방식으로 개편하겠다고한다. 야당은 이와는 조금 다른게 저출산, 고령화 사회에 발맞춘 노인 중심의 보건의료 공약이 주인 것 같다.

이번 선거가 지방선거인지, 대통령선거인지 햇갈리는 부분이다. 지금 후보자들이 내걸고 있는 것은 지역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적 해결과제이며 또한 어느 지역할 것 없이 우리나라의 의료문제이기에 지방선거의 공약이라는 자체가 조금은 우스운 일 아닌가?

수도권으로 모든 의료자원이 집중되고, 지방 환자의 수도권 대형병원 쏠림현상이 점점 줄지않고 심화되면서 지역간 의료이용 불평등과 건강격차가 커지는 상황을 지역의 후보자들은 인식하고 있는가? 문제 인식이 있다면 각 후보 지역의 보건복지 인프라를 확충할 공약을 제시해야 하지 않을까? 특히 수도권과 너무나 가까운 우리 대전 충남의 후보들의 구체적 공약과 방향 제시가 타 지역보다 거의 없다는 점에 큰 실망을 갖게 된다.

대형병원의 유치나 거창하기만하는 의료전달체계의 개선 등의 공약은 필요하지도 않다. 상징정치가 아니라 지방선거에서만큼은 현실 정치에 집중해주길 바란다. 지역 시민들이 지역의 병원을 믿고 찾을 수 있게 지방정부에서 최대한의 지원을 해주어야하고 특히 우리 지역 의료원의 어려운 현실을 빨리 파악하여 이를 활성화할 수 있는 멋진 방안을 제시하여 실현해주길 바랄 뿐이다. 지방의료원을 가보면 좋은 시설과 실력 있는 의료진들이 많다. 노령화 시대에 맞게 노인병원, 또는 치매병원을 국가예산을 획득하여 새롭게 신축하겠다는 공약보다는 지역의료원을 활용하는 것이 경제적, 시간적으로 더 현실성이 있고 또 늘 기다리다 지치고 마는 주민들의 마음을 하루빨리 치유하는 길이 아닐까? 임기동안 새로운 것을 건축하고 유치하였다는 성과보다 지방선거 당선자 임기 내에 그 지역의 주민들의 더 건강하고 노인 분들이 더 오래사실 수 있게 되었다는 4년 뒤의 결과가 더 큰 성과로 평가받지 않을까? 천재 지변은 막을 수 없는 것이라면 발생 이후 피해를 최단시간 내에 복구할 수 있는 준비를 하는 것이 지방정부의 의무이다.

6·13 지방선거는 새로운 정부 출범 이후 치러지는 첫 전국단위 선거로, 지난 1년의 국정운영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도 강하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건강불평등 문제는 자신의 건강을 잘 알아서 책임지도록 개인에게 요구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 중앙 및 지방 정부, 정치권, 시민 사회, 학계 모두가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사회적 결정요인들이 바람직한 방향으로 교정될 수 있도록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보다 지역의료의 현실을 세밀하게 관찰하고 의료인들과 많은 대화를 통하여 가장 시급히 해결되어야할 의료문제를 알아야한다. 그리고 올바른 정책방향을 설정하여야 우선 자치적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그 다음 중앙정부에 요구할 것은 강력히 요구하여야한다.

하루 앞으로 다가온 선거에서 우리지역의 건강문제와 의료의 현실을 가장 많이 인식하고 있는 후보를 선택하고 싶다. 모든 후보자들의 선전을 기대해보고 4년 뒤 우리 지역의 발전된 보건의료 체계를 소망해본다. 양준영 대전베스트정형외과병원장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