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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성년자 성폭력 피해 '소멸시효' 유예 마땅

2018-06-10기사 편집 2018-06-10 18: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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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적 침해를 당한 미성년자에 대해 성년(만 19세)이 될 때까지 손해배상 청구권 소멸시효 진행 유예를 골자로 한 민법 개정안을 입법 예고한다고 법무부가 어제 밝혔다. 이번 개정안이 입법화되면 성폭력을 당한 미성년자가 성인이 된 뒤에도 직접 손해배상 청구를 할 수 있는 길이 트인다. 미성년자의 손해배상 청구권 보장은 물론이고 아울러 성희롱·성범죄 근절과 관련해 피해자 보호가 강화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행 민법상 관련 조항은 미성년자가 성적 피해를 입은 경우에 대해선 취약성이 크다고 볼 수 있다. 피해 사실과 가해자를 알게 된 날부터 3년, 또는 피해가 발생한 날로부터 10년이 지나면 소멸시효가 완성되도록 돼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기간에 권리행사를 하지 않으면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 길이 아예 막히는 것이다. 미성년자이므로 권리행사의 주체가 되지 못하는 데다 부모 등 법률대리인마저 이런저런 사정으로 적극적으론 나서지 않는다면 피해 당사자 뜻과 무관하게 성인이 되기 전에 소멸시효가 끝나버릴 수 있다는 것은 맹점이 아닐 수 없다. 법무부의 개정안은 말하자면 이런 틈새를 메우는 효과가 기대되는 한편, 사회적 약자라 할 수 있는 미성년자의 법적 권리가 강화되는 효과가 분명히 나타날 것이다. 성인이 되고 나면 어느 정도 세상 물정을 알게 될 것이고 그 때 가서 자신이 입은 피해 사실과 정도에 대해 손해배상 청구가 가능토록 하는 게 마땅하다고 봐야 한다. 개정안 작업도 크게 복잡할 게 없다. 현행 조항에 '성년이 될 때까지' 라는 한 구절 보충해 주면 미성년 피해자의 경우 추후에라도 이에 근거해 손해배상 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된다.

관련 법 개정으로 성폭력 피해를 당한 미성년자에게 손해배상 청구권 기회가 부여되는 것은 형사사법절차와는 별도로 강력한 자기구제 수단을 갖게 되는 것으로 이해된다. 형사징벌도 중요하지만 손해배상을 다투는 일도 그 못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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