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부터 대전 지역 초·중·고등학교가 여름방학 기간에 들어간다. 여름방학을 앞두고 많은 학생들이 설레겠지만, 결식아동들은 방학이 달갑지 만은 않다.

지난해 말 기준 8735명에 달하는 결식아동들로서는 적게는 17일에서 많게는 54일 동안 대전시와 지자체에서 지원하는 `4000원`짜리 급식쿠폰으로 끼니를 해결해야 하기 때문이다.

행정안전부가 제공하는 지난 4월 기준 지방 물가정보(외식비)에 따르면 대전은 냉면 7600원, 비빔밥 8900원, 삼겹살 1만 5283원, 삼계탕 1만 1800원, 김치찌개백반 6100원, 자장면 5000원, 칼국수 5400원, 김밥 1줄 2300원 수준이다.

물론 대전시는 일반음식점과 단체급식소(지역아동센터 등), 도시락 업체, 편의점 등 일부 업체를 지정해 급식쿠폰으로 음식을 구매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자치구 별로 지정된 일반음식점도 지난해 말 기준 동구 81곳, 중구 47곳, 서구 107곳, 유성구 7곳, 대덕구 0곳으로 거주 지역에 따라 음식을 구매할 수 있는 방법이 제한되기도 한다. 또 일부 학생들은 수치심과 심리적 위축감에 일반음식점 보다 편의점을 이용하면서 성장기 영양불균형 우려도 있다.

이 뿐만이 아니다. 지난해 대한민국의 물가상승률은 1.9%로 5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올해는 최저임금이 6470원에서 16.4% 인상된 7530원으로 책정되면서 외식비도 덩달아 상승했다. 이처럼 물가는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지만, 결식아동들에게 지원되는 방학 중 급식비는 2016년 3500원에서 4000원으로 한차례 인상된 것이 전부다.

한 학교에서 결식아동들을 대상으로 건의사항을 받은 결과, `방학 중에도 우유와 과일을 먹고 싶다`는 의견이 나왔다고 한다.

대전시는 급식비가 부족한 것은 인식하고 있지만 예산도 부족할 뿐더러 복지시설에서 제공하는 급식 단가와도 연계돼 있어 올리는게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그러면서 전국적으로 4000원이 평균이라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다르게 생각하면 평균 정도는 하고 있으니 아직까지 크게 문제 될 건 없다는 것으로도 해석된다. 학생들에게 지원되는 예산 조차 전국 평균을 따지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다. 급식단가를 인상하기 어렵다면 방학 중에도 학생들이 우유나 과일을 먹을 수 있도록 추가적인 대책을 마련하는 것도 방법이다. 학생들의 복지와 관련된 부분에서는 대전시가 전국 평균을 따지기 보다 앞서나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학생들도 시민이다. 정성직 취재2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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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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