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화그래핀 골격체를 통한 수화 바나듐 이온과 수소 이온의 선택적 이온 투과에 대한 모식도. 자료=카이스트 제공
산화그래핀 골격체를 통한 수화 바나듐 이온과 수소 이온의 선택적 이온 투과에 대한 모식도. 자료=카이스트 제공
최근 신재생 에너지의 발전과 함께, 그 생산이 불규칙적인 신재생 에너지원을 통해 발생되는 에너지를 저장할 대용량 에너지 저장장치에 대한 수요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KAIST 연구진이 기존 장치보다 용량과 수명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킨 새로운 전지를 개발해 주목된다.

KAIST는 생명화학공학과 정희태, 김희탁 교수 공동 연구팀(차세대배터리센터)이 용량 유지율 15배, 수명을 5배 향상시킨 바나듐레독스-흐름전지를 개발했다고 6일 밝혔다.

바나듐레독스-흐름전지는 바나듐 이온을 활물질로 사용해 에너지를 저장·방출하는 이차전지로써, 높은 에너지 효율, 폭발 위험이 없는 안전성, 출력과 용량의 독립적인 설계 등 장점을 가져 리튬-이온 배터리를 대체할 대용량 에너지 저장장치로 꼽힌다. 그러나 분리막 문제가 상용화를 가로막는 장애물이 되고 있다.

전지는 보통 음극과 양극을 가로지르는 분리막을 갖고 있다. 바나듐레독스-흐름전지 분리막은 활물질을 잡아두기 위해 바나듐 이온의 크기보다는 작으면서 전하 운반체가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도록 수소 이온보다는 큰 구멍을 가져야 한다. 과불소계 분리막이 가장 널리 사용되지만, 바나듐 투과도가 높아 충방전 효율이 낮고 용량 감소가 빠르게 진행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낮은 활물질 투과도를 갖는 탄화수소계 분리막을 적용시키고자 했지만 활물질인 바나듐5가 이온에 의해 열화 현상이 발생하고 전지 수명이 급감하는 문제가 있었다.

공동 연구팀은 산화그래핀 간의 가교 반응을 통해 바나듐레독스-흐름전지에 적합한 기공 크기를 갖는 산화그래핀 골격체 분리막을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이 산화그래핀 골격체는 수소 이온과 바나듐 이온을 잘 분리해 바나듐레독스-흐름전지 용량 유지율을 기존 과불소계 분리막의 15배, 충·방전 사이클 수명은 탄화수소계 분리막에 비해 5배 이상 향상시켰다.

김희탁 교수는 "레독스 흐름전지 분야의 고질적인 문제인 활물질의 분리막을 통한 크로스오버 및 이에 따른 분리막 열화문제를 나노기술을 통해 해결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며 "바나듐레독스-흐름전지 뿐만 아니라 다양한 대용량 에너지 저장장치용 이차전지에 적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용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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