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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우의 당돌한 데뷔전…"기죽고 싶지 않았어요"

2018-05-29기사 편집 2018-05-29 08:4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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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탁되자마자 선발로 A매치 데뷔…첫 도움 등 인상적 활약

첨부사진128일 대구스타디움에서 열린 축구국가대표팀 대한민국-온두라스 친선경기에서 대한민국 이승우가 온두라스 로만 카스티요와 충돌하고 있다. [연합뉴스]
"9번, 이승우!"

28일 오후 온두라스와의 축구 국가대표 평가전이 열린 대구스타디움에 이 이름이 울려 퍼지자 관중석에서는 쩌렁쩌렁한 함성이 돌아왔다.

성인 국가대표로서 첫 경기를 선발로 치르게 된 이승우(20·엘라스 베로나)를 향한 기대의 크기가 반영된 목소리였다.

한국 축구 최고의 스타 손흥민(26·토트넘) 못지않은 큰 지지를 받으며 A매치 데뷔전을 치른 이승우는 그간 '무한한 가능성' 정도로 여겨지던 자신의 존재를 그라운드에서 직접 내보이면서 '한국 축구의 미래'라는 수식어를 입증했다.

이날 왼쪽 측면에 배치된 이승우는 전반전부터 눈에 띄는 활발한 움직임으로 형들 사이에서 당당하게 경쟁했다.

특유의 스피드와 개인기를 바탕으로 집중 수비를 받을 때도 길을 찾으려는 적극성을 보이는 등 공격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전반 17분 센터서클 쪽에서 수비 두 명 사이로 돌아 나와 빠르게 드리블하며 전진해 페널티아크 뒤에서 마무리한 것은 그의 첫 슈팅이었다. 넘어지면서 마무리가 매끄럽지 못했지만, 개인기가 빛났다.

전반 35분엔 상대 선수에게 밀려 넘어지고 다시 신체 접촉이 일어나자 신경전을 펼치기도 했는데, 상대와 기 싸움에서 밀리지 않는 승리욕이 드러났다.

전반 42분 중앙을 빠르게 파고들며 오른쪽의 황희찬(잘츠부르크)에게 날카로운 패스를 찔러 준 장면에서도 센스를 엿볼 수 있었다.

전반 44분 주세종(아산)의 패스를 받아 한 번 터치한 뒤 페널티아크 왼쪽에서 때린 매서운 오른발 슈팅은 오른쪽으로 살짝 빗나갔지만, 전반전 한국이 가장 골에 가까운 순간이었다.

진한 아쉬움을 뒤로한 이승우는 후반 15분 신속한 판단으로 팀의 첫 골을 어시스트해 A매치 데뷔전의 정점을 찍었다.

오른쪽 측면에서 볼을 따내 빠르게 페널티아크 쪽으로 들어온 그는 손흥민을 발견하고 짧은 패스를 보냈고, 손흥민이 왼발 중거리포로 마무리하며 결승 골을 터뜨렸다.

후반 39분 박주호(울산)와 교체돼 나가면서 그는 3만여 관중의 뜨거운 격려 속에 데뷔전을 마쳤다.

2017-2018시즌 내내 기회를 제대로 잡지 못하던 이승우는 막바지 교체로 출전 시간을 확보하기 시작했고, 세리에A 데뷔골과 선발 출전까지 차근차근 이뤘다.

그러나 지난해 20세 이하(U-20) 월드컵을 치른 선수가 성인 대표팀에서 얼마나 통할지는 물음표로 남아있었다.

월드컵 예비명단에 그를 전격 발탁한 신태용 감독은 첫 경기부터 선발로 내보내 가능성을 확인했고, 일단 소기의 성과를 거둔 모양새다.

훈련에서부터 보여주던 특유의 '밝은 에너지'를 그라운드에서도 발산한 그의 러시아행 가능성도 조금씩 무르익고 있다.

이승우는 경기 후 "어렸을 때부터 꿈꿔왔던 A매치 데뷔전을 성공적으로 치러 행복하다"라며 "상대 팀 선수들에게 기죽고 싶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이승우다운 당돌한 소감이었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