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건 새빨간 거짓말입니다 여러분. 저는 그러한 삶을 살아오지 않았습니다." 어떤 전직 대통령이 했다는 말이다. 다음 달 중순 지방선거를 앞두고 많은 이들이 자신의 아이디어를 새로운 환경에 맞게 포장하는 일에 열심이다. 어느 누구도 세상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을 알 수 없다. 보통 사람들은 신문, 방송 등 언론이나 인터넷, 또는 개인적 관계 등을 통해 이 세상에 대한 정보를 얻고 판단한다.

여러 정보 중에서 신문, 방송 등 언론에서 통계 자료를 근거로 보도하는 내용에 많은 사람들이 더 신뢰를 보내는 것 같다. 그런데 통계와 관련해서 아주 유명한 말이 있다. 세 종류의 거짓말로도 불린다. `거짓말, 새빨간 거짓말, 그리고 통계`가 그것이다. 19세기 영국 총리를 두 번이나 지낸 벤저민 디즈레일리(Benjamin Disraeli)가 한 말이다. 숫자를 어떻게 가공하느냐에 따라 같은 자료도 다르게 포장될 수 있음을 표현한 말이다. 심지어 통계를 이용해 그럴 듯하게 사람들을 현혹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입문서도 있다.

보통 언론에서는 경제와 관련된 사안을 보도할 때 평균값을 기준으로 한다. 관행이라고 그냥 넘길 수도 있지만 이를 접하는 독자들은 암암리에 언론의 프레임에 길들여지고 있는지 아닌지 잘 살펴보아야 한다. 물론 관련 통계 데이터에 대해 의미를 충실히 설명해 주는 경우도 있지만 판단의 문제는 온전히 독자들이 져야 한다.

우리나라 국가통계포털 사이트인 코시스(KOSIS)에 따르면 가구주가 임금근로자인 도시근로자가구의 2017년 기준 월 평균소득은 3인 이하 가구 월 500만원, 4인가구 월 572만원, 5인이상 가구는 550만원이다. 도시근로자가구의 월평균소득은 한 해 동안 세대구성원 모두의 수익을 합산한 총액의 월평균이다. 근로소득 외에 사업소득과 재산소득, 이전 소득 등을 포함시킨 금액으로 복지서비스를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된다고 한다.

경제와 관련된 통계자료를 볼 때 주의해야 할 것은 평균의 왜곡 현상이다. 얼핏 평균값을 전체 경제현상을 대표하는 값으로 받아들일 수 있으나 이는 잘못된 생각이다. 보통의 경우 사회경제적 현상에 대한 통계에서 평균값은 상위 20%를 나타낸다. 이러한 인식의 괴리는 경제적 현상을 측정한 값들이 매우 편차가 크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2017년 1인당 국민총소득은 3364만원으로 월평균 280만원이다. 위의 가구당월소득을 단순히 가구당 인원수에 1인당 소득을 곱한 값과 비교하면 큰 차이가 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통상 임금근로자라 해도 고소득자와 저소득자 사이에 굉장히 큰 격차가 있고 이를 단순히 평균하면 보통 상위 20% 해당하는 값이 나오게 된다.

새 정부 출범 후 1년이 지나면서 3%대의 경제성장과 대내외 위험관리, `사람중심 경제`로의 경제 패러다임 전환 초석 마련 등의 성과가 있었다고 한다. 특별히 일자리 창출과 관련해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노동시장 격차 해소, 주 52시간 근로제 도입 등으로 근로여건을 개선했다고 한다. 그러나 일반 국민들이 체감하는 일자리나 삶의 질 개선 등이 미흡한 것도 사실이다.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이 여러 곳에서 한창 진행 중이라고 한다. 모든 비정규직들이 정규직으로 전환돼 보다 안정된 삶을 이뤄 나갈 수 있게 되면 사회가 더 살기 좋게 될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런데 실제 경제 환경에서는 모든 비정규직이 사라지는 것이 현재로는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사업 환경에 따라 제공되는 일자리의 형태가 천차만별이기 때문이다.

모든 사회 경제적 문제들이 그렇듯 총론에서는 쉽게 많은 사람들이 동의를 한다고 해도 이를 해결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에서는 많은 이견이 존재한다. 오죽하면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라는 말이 생겼을까. 우리 언론에서는 많이 다뤄지지 않았지만 지속가능한 자본주의를 위해 오랫동안 연구돼 온 것이 기본소득제다. 전기, 수도, 통신처럼 기본적으로 제공돼야 할 보편적 서비스처럼 개인의 최저생계비를 국가사회가 책임져야 한다는 것이다.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우리 사회가 기본소득제에 대해서도 공개적으로 논의해야 할 시점이 됐다. 안치득 ETRI 방송·미디어연구소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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