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효·남충희 후보
박성효·남충희 후보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진행됐던 대전시장 선거 보수·중도 단일화가 무산됐다. 다만 자유한국당 박성효 후보 측이 언제든지 `대화의 문`을 열어놓겠다고 언급한 만큼 단일화 불씨가 완전히 사그라진 것은 아니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한국당 박 후보 측은 28일 오후 4시쯤 협상이 결렬됐다고 발표했다. 박 후보 캠프는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의 실무협상단을 통한 대전시장 후보 단일화는 결렬됐다. 우리는 이번 협의에 대해 기대를 했지만, 결국 협의가 이뤄지지 않아 매우 아쉽다"며 "그러나 이른바 기울어진 운동장에 서 있는 야권 전체에 대한 결집의 의지가 남아있는 만큼, 언제든지 대화의 문을 열어 놓고 있겠다"는 짧은 논평으로 소식을 전했다.

양 측은 연합정부 구성 원칙과 정책을 원만히 협의했지만, 단일화 방식을 둘러싸고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박 후보측은 투표용지 인쇄 후 단일화는 의미가 없다고 판단하고 마감 시한을 정한 단일화를 요구했지만, 남 후보 측은 인물과 정책을 검증받기 위한 양자 토론방식의 단일화를 주장했기 때문이다.

남 후보 측은 "우리는 1대 1 공개토론을 진행한 후, 공정한 대표주자 선정 방법론을 논의하자는 입장이었다. 반면에 박성효 후보 측은 정책평가 없이 단일화 방식과 일정부터 협의하자는 태도였다"며 "이는 연합정부 구성이라는 취지에서 벗어난 선거공학적 단일화다. 남 후보는 대전시장 후보라는 공인으로서의 소명을 떠안고, 첫 경제시장으로 선택받기 위해 온 힘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두 후보 간의 단일화는 박 후보 측의 제안으로 시작됐다. 박 후보는 지난 24일 "대전시정을 경험하고 누구보다 대전을 아끼고 사랑하는 저와 경제적 식견을 가진 남충희 후보가 힘을 합친다면 바람에 의해 당선되려는 민주당 후보보다 시민들께 더 나은 행복과 희망을 드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협치를 전제로 단일화를 제안한다"고 말했다. 남 후보도 긴급기자회견을 자청해 이튿날인 지난 25일 "정책합의를 통해 중도보수 연합정부를 구성하자"고 밝혀, 박 후보의 단일화 제안을 받아들였다.

이에 따라 양 후보의 실무진은 지난 26일부터 이날까지 마라톤협상을 이어갔지만 끝내 단일화는 불발됐다. 양측은 단일화의 원칙과 방향 등에 대한 큰 틀에서는 합의에 이르렀지만, 단일화 방식, 각종 정치적 관계에 얽힌 함수를 풀지 못했다는 평가다.

지역 정가 관계자는 "단일화의 효과가 얼마나 될지는 알 수 없었으나 선거판을 흔들 몇 안 되는 변수 중 하나가 사라진 셈"이라며 "다만 박 후보 측에서 대화 의사를 완전히 닫은 것은 아닌 만큼 상황에 따라 단일화 논의가 재개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김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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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달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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