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근상 대전성모병원 뇌신경센터 임상병리사

육근상 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 뇌신경센터 임상병리사가 그동안 출간한 시집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 제공
육근상 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 뇌신경센터 임상병리사가 그동안 출간한 시집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 제공
대학입시 실패와 댐 건립으로 인한 고향 마을의 수몰, 실향민들의 삶…. 육근상 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 뇌신경센터 임상병리사가 시의 매력에 빠지게 된 계기다.

그는 2013년 `절창`, 2016년 `만개` 등 시집을 낸 것은 물론 오는 7월 세 번째 시집 `우술필담` 출간을 앞두고 있는 어엿한 시인이다. 그가 시를 쓰게 된 것은 대학입시에 실패한 30여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좌절감에 가득차 수몰된 마을을 놀이터 삼아 방황하던 그는 북한 실향민들의 많이 거주하는 마을에서 그들의 생활을 목격하게 된다.

그는 "처음에는 시 인줄도 모르고 우리와 다른 그들의 생활 풍경과 이념 등에 대한 글을 썼다"며 "이후 글을 본 주변 사람들의 소개로 문학동인 들을 만나게 됐고, 적극적으로 시를 쓰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그가 지금까지 시인으로서의 삶을 살아오는데 있어서 여러 가지 고비도 있었다. 가장 먼저 찾아온 어려움은 가족들의 반대로 인해 본인이 원했던 문학 전공을 하지 못한 것이다. 또 1994년 시집 출간을 계약했던 출판사가 부도를 맞으며 형편없는 `첫 시집`을 받아볼 수 밖에 없었던 상황도 있었다.

그는 "어른들이 `글쟁이는 굶어죽는다`고 하면서 결사반대해 결국 지금의 전공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며 "특히 전단지 수준으로 출간된 첫 시집을 받아 들었을 때는 너무 실망감이 커서 이후 10년간 시를 쓰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하지만 선·후배 시인이나 소설가, 문학평론가들을 만나면 다시 시를 써보는 게 어떠냐는 권유를 많이 받았다"며 "이후 주변의 도움과 노력을 통해 2013년 진정한 의미의 첫 시집을 출간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가 추구하는 시에 있어서 최고의 소재는 바로 일상적인 삶의 모습이다.

그는 "그동안 시를 써오면서 문학의 기초로 삼았던 게 일상의 삶"이라며 "앞으로 삶의 현장에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가는 시, 독자들이 읽어봐도 생생한 느낌이 있는 시를 써나가고 싶다"고 덧붙였다.박영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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