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지방선거가 3주 앞으로 다가오면서 출마자들이 선거운동의 꽃인 로고송 제작에 공을 들이고 있다.

로고송은 한번 듣고도 흥얼거리며 따라 할 수 있는 곡에 출마자들의 이미지를 표현하는 중독성 있는 가사를 채워 거리 율동이나, 유세차 홍보를 할 때 중요한 홍보수단이 되기 때문에 공을 많이 들인다.

우리나라 로고송의 시초는 1960년 제 4대 대통령 선거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민주당 조병옥 후보가 선거를 한 달여 앞두고 돌연 숨을 거두자, 지지자들이 그를 기리기 위해 영화 `유정천리` 주제가를 개사해 불렀는데, 이것이 선거 로고송의 시초로 꼽히고 있다.

이후 1987년 제 13대 대통령 선거에서 당시 민주정의당 노태우 후보가 자신의 애창곡인 `베사메무초`를 유세 현장에서 부르고, 통일민주당 김영삼 후보가 `군정종식가`에 `군정종식 김영삼, 민주통일 김영삼`이라는 가사를 넣어 부르면서 로고송이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본격적인 선거 로고송은 1997년 15대 대통령 선거 당시 새정치국민회의 고 김대중 후보가 자신의 영문 이니셜과 어울리는 DJ DOC의 `DJ와 함께 춤을`이라는 유행가로 공전의 히트를 쳤다. `잘 만든 로고송 하나가 열 정책 부럽지 않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로고송은 약방의 감초를 넘어 필승 카드로 자리잡는 계기가 됐다.

내달 선거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이시종 충북지사 후보와 한범덕 청주시장 후보가 클론의 `월드컵송`을, 바른미래당 신언관 청주시장 후보가 윤도현의 `오필승 코리아`를 로고송으로 준비하며 본격적인 선거 운동에 돌입한다고 한다.

로고송은 유권자들에게 후보자의 이미지와 공약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유세 현장 분위기를 띄우는 효과도 있지만 역효과도 만만치 않다. 볼륨을 높인 확성기로 틀어대는 로고송을 소음으로 느껴 적극적으로 항의하는 유권자가 점점 늘고 있어서다. 그래서인지 구미, 순천, 제주도 의회 선거에서 일부 여야 후보들이 확성기와 로고송을 틀지 않고 조용한 정책선거를 치르겠다고 합의했다고 한다. 로고송을 제작하지 않을 경우 1인당 600-700만원의 세금도 절약되고 소음공해에서도 벗어날 수 있으니 일석이조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유권자들은 공중에 대고 빵빵하게 울려대는 로고송 보다 열심히 뛰느라 낡고 닳아빠진 운동화 한켤레가 주는 진정성의 가치를 더 알아본다는 점을 출마자들이 인지하길 바라는 마음이다.

원세연 지방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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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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