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환자 첫 1만 명 유치, 대전 의료관광 본격 비상`, `대전시, 러시아 의료관광객 유치노력 결실`…. 그동안 대전시에서 의료관광 사업의 추진 현황을 설명하며 내세운 홍보 문구다.

하지만 정작 외국인 환자 유치에 나서고 있는 지역 의료기관들 사이에서는 의료관광의 실효성에 대해 의문을 던지고 있다. 특히 현재 외국인 환자 유치 의료기관으로 등록된 곳은 물론 의료관광 사업에 참여하다 중도 하차한 의료기관 관계자들 모두 체감할 만한 효과는 없다는 데 입을 모으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외국인 환자 유치로 인한 수익이 그리 크지 않다는데 있다. 각 의료기관 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현재로서는 외국인 환자 진료를 통한 수익이 전체의 10%도 채 되지 않는다는 입장이 주를 이루고 있다. 그나마 규모가 있는 의료기관에는 상대적으로 많은 환자가 몰려 수익 등에 어느 정도 도움이 되지만 그렇지 못한 의료기관들은 외국인 환자 유치에 대한 필요성 자체를 느끼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분위기는 구체적인 통계로도 증명된다. 올해 대전에 등록된 외국인환자 유치 의료기관 수는 총 30여 개소로, 지난해 초(96개소)와 비교해 절반 이상 감소했다.

게다가 대전의 의료관광 사업이 머지않아 한계에 부딪힐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당장은 건강검진을 위주로 일정 수준 외국인 환자를 유치하고 있지만 성형이나 미용 관련 의료기관의 적극적인 참여 없이는 의료 관광 사업의 활성화가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이미 많은 외국인 환자들이 국내 성형 및 미용 관련 의료기관을 찾고 있지만 대전은 이와 달리 중증질환을 중심으로 건강검진 환자 등을 주로 유치하고 있다.

대전시의 의료관광 사업은 2009년부터 2016년까지 매년 양적인 성장을 거듭해 오다 지난해 처음으로 외국인 환자가 감소했다. 이는 중국의 사드 보복 때문에 발생한 단기적인 현상이라고 치부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의료기관들로부터 신뢰를 얻지 못할 정도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면 향후 사업 방향 등에 대한 개선이 분명히 필요하다. 의료기관 참여 없는 의료관광은 성립하지 않는다. 의료관광의 목적은 외국인 `관광객`이 아니라 외국인 `환자` 유치니까. 취재2부 박영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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