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남한과 북한의 화해분위기가 전 세계의 큰 관심이 되고 있다. 남북한의 정상회담이 끝나고 북미간 정상 회담을 앞두고 있다. 북한의 변화에 기다렸다는 듯이 다양한 측면에서 남북한의 교류를 기대하게 만든다. 최근 문화재청은 남북교류 활성화를 위해 `천연기념물 서식실태조사 및 공동연구 발전방안 연구용역`을 지난해 말에 발주하여 연구를 수행했고 올해 안에 크낙새 서식지 환경과 개체수 조사를 위해 북한의 `민족화합협의회`간에 연구협력 협약을 체결한다고 발표했다. 북한의 크낙새 연구를 남북한 학자들간의 공동연구를 통해 남한에서 절종된 크낙새를 복원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된 것이다. 크낙새는 남북한 모두 천연기념물로 지정돼 있고 북한에는 약 20여 마리가 서식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남북한의 평화분위기가 어떻게 조성되느냐에 따라 남한에서 크낙새를 빨리 볼 수도 있을 것이다. 북한에는 남한에서 절종된 호랑이나 표범, 여우, 늑대 등이 서식한다고 알려 져 있으나 남북한의 정치적, 물리적 단절로 인해 이들 종의 서식실태나 생존 개체수 등의 학술적 기초자료는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다. 다만 지금처럼 남북한에 따뜻한 바람이 계속 불어준다면 생물학자들 간의 생태학적 교류연구도 활발히 이루어 질 것으로 보인다. 남한의 생물학자들은 북한이 연료의 부족으로 나무로 난방과 취사를 해결하고 있어 산림의 훼손이 심해 조류의 서식지가 많이 훼손되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실제 필자가 금강산 생태계 조사단의 일원으로 금강산 지역을 조사 중에 금강산의 보호지역을 나와서 외곽에서 금강산을 본적이 있다. 그때 금강산은 숲이 잘 보존된 섬과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금강산을 제외한 주변의 산들은 나무를 찾아보기 어려운 상태라 야생동물의 이동을 위한 생태통로의 역할을 하기에는 역부족인 상태였다.

북한은 많은 산들이 훼손되었으나 백두산과 같은 일부의 산림은 자연 그대로의 상태를 유지하는 곳도 많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갯벌과 습지도 최적의 상태로 유지되는 곳도 많이 있다. 북한은 올해 4월에 철새와 습지 보전을 위한 국제기구인 동아시아-대양주 철새이동파트너십(EAAFP, East Asian-Australasian Flyway partnership)에 36번째 회원국으로 가입했다고 발표했다. 북한이 EAAFP에 가입하면서 북한의 청천강 하구인 문덕철새보호구역과 함경북도 금야 습지 보호구역이 EAAF(동아시아- 대양주 철새 이동경로) 지역으로 지정되었다. 이제 북한의 철새나 습지를 매개로 한 남북교류와 동아시아 공동연구 활동이 활발히 진행될 전망이다. 그동안 북한 지역의 철새들의 이동정보는 북한에 드나들던 외국인들의 자료에 의존해야만 했다. 최근에 국립중앙과학관과 한국환경생태연구소가 SK텔레콤의 기술협력으로 공동 개발한 철새들의 위치추적기를 통해 상세한 정보를 받을 수 있었다. 천연기념물 독수리가 3월 23일 오전에 DMZ에서 출발하여 북한 전역을 통과하여 25일 오후에 압록강을 건너고 부산의 을숙도에서 위치추적장치를 단 청둥오리가 경북 경산을 거쳐 금강산 바닷가, 함경도 청진공항을 거쳐 3월 31일 두만강 하구에 도착하는 실시간의 위치정보를 얻을 수 있다. 특이한 것은 두만강하구에 머무는 대부분의 오리, 기러기류는 북한 지역이 아닌 중국 지역에만 머무는데 이것은 북한보다 중국이 먹을것이 많은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해마다 한국이나 몽골, 러시아 지역에서 포획한 500여 마리 이상 위치추적장치를 단 오리, 기러기들이 북한의 지역을 통과하여 중국과 러시아 몽골 지역으로 날아가고 또 가을이 되면 북한을 통해 남한으로 날아온다. 이번에 EAAF(동아시아- 대양주 철새 이동경로) 지역으로 지정된 지역에 오리, 기러기들이 기착하는 경우가 많아 남북한의 공동연구를 통해 서식지 보호를 위한 노력도 함께 해야 할 것이다.

북한은 EAAFT의 가입을 위해 몇 해 전부터 상당한 공을 들였으나 정치적인 문제로 가입이 늦어졌다. 철새는 정치적인 문제로 볼 대상은 아니기에 남북교류 협력 문제 해결의 마중물로 활용되었으면 한다. 백운기 국립중앙과학관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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