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7년 이회창 신한국당 후보는 김대중 당시 새정치국민회의 후보에게 1.6%p차이로 지고 당선이 당연시 되던 2002년에도 노무현 당시 새천년민주당 후보에게 덜미를 잡혔다.

결정적 패인 중 하나가 아들 병역비리 네거티브에 효과적으로 대처하지 못한 것이라고 평가된다. 2014년 서울시장 후보였던 정몽준은 세월호 참사 유가족과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국민을 향해 미개하다는 막내아들의 망언이 낙선에 영향을 줬다. 고승덕 서울시교육감 후보도 딸의 페이스북에 대한 폭로로 지지율이 급락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조희연 서울교육감 후보는 다음 아고라에 올린 진심을 담은 글 덕분에 후보로서 공약을 제대로 평가받을 기회를 얻었고 당선까지 됐으며 최문순 강원도지사 후보도 딸들의 선거운동이 화제가 돼 도움을 받았다는 평가다.

2016년 총선에서도 후보자 자녀들의 선거운동이 확산됐다.

이전 까지만 하더라도 대부분 사무실이나 SNS상에서 부모의 지지를 호소하던 방법과 달리 거리에 직접 나와 명함을 돌리고 지지를 호소하는 적극적 선거운동이 시작된 것이다.

2017년 대선 당시 유승민 후보의 딸 유담씨는 학력과 미모로 화제가 되며 아빠의 지원사격을 톡톡히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올해 1월에는 문재인 대통령의 딸 문다혜씨가 정의당 당원으로 활동하는 것이 알려져 세간의 관심을 끌기도 했다.

이렇듯 선거가 반복되는 동안 정치인 자녀의 선거 또는 이슈에 미치는 영향은 점점 커져가고 있다.

6·13지방선거에서도 아버지를 따라 자전거를 타고 선거운동을 하는 아들, 아버지와 같은 색깔의 점퍼를 입고 명함을 돌리는 아들, 유권자가 모이는 곳이나 행사장에 90도로 고개를 숙이며 지지를 호소하는 아들과 딸, 지역 어디를 가든 후보자의 아들과 딸들을 찾아보기란 어렵지 않다.

정치인들의 자녀가 부모의 당선을 위해 `열일`하는 것이 도리이긴 하지만 이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유세 과정에서 성희롱을 당하고 상대방 후보의 네거티브 대상이 되기도 한다.

당선이 되면 선거운동과정에서의 피로와 스트레스가 희열과 감동으로 바뀌지만 반대로 낙선이 되면 가슴에 큰 상처를 남긴다.

4년 동안 친구나 선후배, 지인들에게 항상 죄인이 돼야 하기 때문에 난 아버지가 출마를 포기했을 때가 가장 기뻤다는 한 당진시의 정치인 자녀가 한말을 선거에 나서고 있는 후보자들이 들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차진영 지방부 당진주재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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