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남 을지대병원 로봇수술센터장 인터뷰

김창남 을지대병원 로봇수술센터장이 그동안 로봇 수술의 성과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을지대병원 제공
김창남 을지대병원 로봇수술센터장이 그동안 로봇 수술의 성과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을지대병원 제공
지방 환자들의 수도권 쏠림 현상은 하루이틀 일이 아니다. 매년 300만 명에 가까운 환자들이 수도권에 위치한 의료기관을 찾는다는 통계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때문에 지방에 위치한 의료기관들은 지역 환자의 유출을 줄이기 위해 의료 수준 향상을 위한 다각도의 노력을 펼치고 있다. 을지대병원의 로봇 수술에 대한 열정 또한 이와 맥락을 같이 한다. 을지대병원은 2009년 중부권에 로봇수술 시대를 연 지 8년만인 지난해 로봇수술센터를 정식 개소하고 본격적으로 로봇수술을 시행해 오고 있다. 김창남 을지대병원 로봇수술센터장을 만나 그동안의 성과와 앞으로의 계획을 들어봤다.

-을지대병원 로봇수술센터가 정식 개소한 지 1년이 넘었다. 그동안의 성과가 있다면 소개해 달라.

"2009년 다빈치로봇을 도입한 이후 수술을 맡은 교수들과 간호사의 개별 연락을 통해 로봇이 운용 되다보니 전체적인 관리나 운영, 교육에 제한이 있었다. 하지만 지난해 4월 로봇수술센터가 정식 개소한 이후 가장 먼저 로봇수술센터 운영위원회를 구성했고, 운영 관련 회의와 교육을 통해 체계적인 운영이 가능해 졌다. 또 기존에는 로봇수술에 관심이 있는 몇몇 교수들이 수술을 주도 했다면 이제는 여러 진료과에서 로봇수술에 참여하고 있다."

-중부권 최초로 로봇 수술을 도입·시행하고 있다. 특별한 이유가 있나.

"2007년 기준 통계를 보면 당시 서울에 위치한 4개 대형병원에서 진료를 받은 환자 중 지방 환자의 비율이 48.5%나 됐다. 이는 환자들이 치료비 부담보다는 양질의 진료를 우선시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치료 장비의 질적인 저하와 수술 수준의 미달로 지역 주민들을 실망시키는 일을 막기 위해 최신장비의 도입과 최고 수준의 수술을 시행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동안 감마나이프, PET/CT, 듀얼소스CT 등 최첨단 장비를 중부권에서 가장 먼저 도입, 의료계를 선도하고 있다."

-최근에는 로봇수술에 대한 일반인들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로봇수술의 장점과 한계를 꼽는다면.

"로봇수술을 하게 되면 로봇 카메라가 3차원 및 고화질, 10배 이상 확대된 화면을 제공하기 때문에 수술 부위를 잘 볼 수 있다. 수술 부위를 잘 볼 수 있다는 말은 시야의 사각지대를 줄일 수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또 로봇수술기구가 사람의 손과 같이 움직일 수 있어서 아주 정밀한 수술도 가능하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다만 로봇수술에 대한 이해도나 숙련도에 따라 수술의 질이 달라질 수 있다. 로봇수술이라도 결국 의사가 직접 조종하는 것이기 때문에 일반 수술을 잘하는 의사라도 결과가 좋지 않을 수 있다."

-중부권 최다 로봇 수술례를 보유하고 있다. 그만큼 의료진들의 노력이 뒷받침될텐데, 어려운 점은 없나.

"로봇수술을 하게 되면 집도의, 마취과, 수술 보조팀, 수술실 간호사 등 많은 인력이 필요하다. 또 이러한 인력들은 아주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 교육을 받는다. 하지만 수술실에 근무하는 간호사들은 스트레스와 격무에 시달리다 일을 그만두는 경우가 생기는 데 그럴 때는 가슴이 무너져 내린다. 국가적, 사회적으로 심한 감정 노동에 시달리는 간호사들에게 존경과 격려가 필요하다. 또 한가지 아쉬운 점은 그동안 고가의 장비를 도입하고도 로봇수술에 관심 있는 소수의 의사들만 활용하는 시행착오를 겪었다는 점이다. 하지만 이러한 시행착오가 로봇수술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됐다."

-앞으로 로봇수술센터가 추구해야 할 목표나 운영 방향이 있다면 어떤 것인가.

"로봇수술은 수술의 현재이자 미래라고 할 수 있다. 앞으로 얼마나 더 발전할 지 모르는 분야이기도 하다. 이제 을지대병원 로봇수술센터는 새로운 로봇 수술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와 시대의 흐름을 앞서는 인력과 장비를 구축하고 로봇수술을 선도해 나갈 것이다. 또 국내 의료 수준이 낙후돼 있던 시절 외국 의사들이 우리나라에 선진 의술을 전파한 것처럼 우리도 배움을 원하는 다른 나라 의사들에게 교육을 통해 의술을 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는 수술 로봇에 대한 연구 및 개발을 통해 한국형 수술로봇을 만드는 것이 꿈이다."박영문 기자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