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들이하기 좋은 계절 봄꽃과 함께 항상 찾아오는 초대 받지 못한 손님이 있다. 바로 미세먼지다. 어느 순간부터 미세먼지는 단순히 봄의 불청객이 아닌, 생명을 위협하는 존재로 다가왔다.

하루의 시작은 날씨와 함께 미세먼지예보를 확인하는 것이 일상이 됐다. 거리에는 많은 사람들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창밖으로 보이던 산봉우리는 뿌연 먼지에 가려 흐릿한 날들이 많아졌다. 이제 미세먼지는 개인적 차원에서 벗어나 국가적 차원에서 대응해야 할 사회문제가 됐다.

미세먼지에 대한 우려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산림청은 최근 `미세먼지 저감 및 품격 있는 도시를 위한 그린 인프라 구축방안`을 발표했다. 발표의 핵심은 도시숲을 확충하고 외곽 산림을 생태적으로 관리해 도시 내외를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바람길을 확보한다는 것이다. 특히 숲이 미세먼지 저감에 직접적 효과가 있다는 사실은 이미 미국이나 유럽 등 선진국에서는 잘 알려져 있는 사실이다. 국립산림과학원에서는 도시숲이 도심보다 미세먼지는 평균 25.6%, 초미세먼지는 평균 40.9% 낮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숲은 미세먼지를 저감하는 기능뿐 아니라 대기 질 개선과 도시민의 심신 치유 효과 등에서도 뛰어나다. 잎 면적이 1600㎡인 느티나무 한 그루는 연간 이산화탄소 2.5t을 흡수하고, 성인 7명이 연간 소비할 수 있는 1.8t의 산소도 배출한다. 축구장 크기의 숲이면 연간 미세먼지(PM10) 46㎏과 이산화질소 52㎏, 이산화황 24㎏, 오존 46㎏ 등 오염물질을 총 168㎏ 흡수한다고 하니 `숲세권`이라는 용어가 괜히 나온 것은 아닌 듯 싶다. 부동산 시장에서도 `숲세권` 아파트 단지에 대한 수요자들의 관심과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전 국민적으로 도시숲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지속적인 도시화에 따른 인구 증가로 생활권 주변 녹색공간은 항상 부족하기 마련이고, 이와 동시에 미세먼지 저감 및 도시열섬현상 완화 등을 위한 녹색 공간에 대한 도시민들의 요구는 커져만 가고 있다. 우리시의 2016년 말 기준 1인당 생활권 도시숲 면적은 13.14㎡로 WHO의 권고기준인 9㎡에는 상회하고 있으나 미국, 영국 등 선진국 수준인 20㎡에는 한참을 미치지 못하고 있는 수준이다.

이에 우리시에서는 도시숲에 대한 시민욕구에 부응하는 다양한 사업들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 약 100억 원의 사업비를 확보해 도시숲 길, 녹지광장, 가로수 식재, 녹지대 정비, 녹색 나눔숲 등 도시숲 조성을 통해 미세먼지 저감과 도심 열섬방지 등 시민들에게 미세먼지로부터 쾌적한 생활환경을 제공하고자 한다.

아울러 자라나는 청소년들을 위한 도시숲도 조성한다. 학교운동장 주변과 유휴공지에 수목을 식재해 자연학습장 및 숲 체험 길을 조성한다. 학교교정을 녹음이 우거진 휴식공간으로 조성함으로써 교육여건을 개선하고, 우리 아이들이 건강한 환경 속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2020년부터 장기 미집행 도시계획시설의 효력이 상실되는 미집행 도시공원과 녹지를 도시숲으로 조성하는 방안과 함께 기업과 민간참여 유도를 통한 도시녹화 운동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우리나라 인구의 약 90%는 도시에서 생활하고 있다. 미세먼지에 대한 걱정과 우려가 고조되고 있는 요즘, 미세먼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정답은 도시숲에 있다. 나무 한 그루는 미세먼지 35.7g을 흡수한다고 한다. 나무 한 그루가 모여 푸른 숲을 이루듯, 우리의 작은 노력이 모여 미세먼지 문제가 조금이나마 해결되길 기대한다. 노기수 대전시 공원녹지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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