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진-대전 고속도로 한 교각에서 발생한 근로자 추락사고 현장조사가 21일 진행됐다.

이날 현장조사에는 국토교통부와 경찰, 노동청,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이 참여해 충남 예산군 신양면 당진-대전 고속도로 당진 방향 40㎞ 지점(당진 기점)에서 차동 1교 3번 교각과 교각 30여m 아래로 떨어진 교량 점검시설(경사형 계단 통로, 이하 점검 통로)을 중점적으로 살폈다.

계단 통로가 고정됐던 교량 하부로 내려가 상황을 살핀 조사단은 교각과 점검 통로를 고정해 주던 앵커볼트 8개가 빠진 사실을 확인했다. 또 일부 앵커볼트의 경우 설계상 길이가 120㎜임에도 불구하고 90㎜에 불과하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이는 설계도와 다르게 실제 시공이 이뤄진 사실을 뒷받침해 주는 것으로, 사고원인 규명의 열쇠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국과수는 규격이 다른 앵커볼트 때문에 근로자 4명과 용접용 발전기 등이 하중을 이겨내지 못하고 추락했는지, 앵커볼트로 점검 통로를 고정하는 콘크리트의 타설 등이 문제가 됐는지도 살펴볼 방침이다.

경찰은 국과수 감식과 별도로 서류 검토 및 설계·시공 적정성 검토 등을 통해 정확한 사고원인을 밝혀낼 계획이다.

경찰은 숨진 근로자들이 소속된 건설업체 관계자는 물론 공사를 발주한 한국도로공사 관계자들도 참고인 자격으로 불러 안전관리 규정을 준수했는지 추궁하고 있다.

이와 함께 사고 당일 작업이 도로공사 작업 매뉴얼에 따라 진행됐는지 등도 면밀히 들여다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안전수칙 준수 여부는 물론 유지보수 공사를 발주한 한국도로공사를 상대로 공사 매뉴얼 준수 여부도 살펴보고 있다"며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현장감식 결과를 토대로 추가 소환조사를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고가 난 차동1교는 2009년 5월 준공됐고 점검 통로는 지난해 12월 설치됐다.

한편 지난 19일 오전 8시 47분쯤 차동1교 3번 교각에서 하부 보수작업을 하던 근로자 A(52)씨 등 4명이 점검 통로가 이탈하면서 30여m 아래 바닥으로 떨어져 숨졌다. 강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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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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