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대전 방문의 해를 앞두고 준비가 소홀해 여러 말이 나온다. 손님맞이 계획은 미흡하고, 관광인프라 개선방안도 소규모에 그쳐 목표치인 500만 명을 달성할 수 있겠느냐는 지적이다. 이러다가 중부권 관광거점 도시로의 도약이나 관광산업 육성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가 물 건너 가지 않을까 걱정이다. 차별화된 콘텐츠 없이 관광객을 맞았다간 대전의 이미지만 추락하는 만큼 면밀한 준비는 빠를수록 좋다.

준비에 속도를 내야 할 시기가 됐건만 제자리 걸음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지난 1월 기본계획 수립 후 5개월이 지나도록 TF팀조차 꾸리지 못하고 있다니 성공 개최 의지가 있는 지 묻게 된다. 전담 인력을 꾸리지 않았으니 준비가 제대로 이루어질 리 없다. 대청호 오백리길이나 원도심 근대문화탐방로 조성 같은 관광인프라 개선사업은 관광객 눈높이와는 거리가 멀다. 오색빛 축제나 한류문화페스티벌도 그 밥에 그 나물로 비쳐진다.

지난해 전북 방문의 해를 개최한 전북도는 3500만 명의 관광객을 끌어 모으는 대박을 터트렸다. 광역시 승격 20주년을 맞은 울산시는 불과 1억 5500만 원 규모의 예산을 투입, 울산 방문의 해를 운영해 관광객 700만 명 유치에 성공했다. 울산시의 경우 관광객이 밀려들자 호텔신축으로 이어지는 등 자연스럽게 관광 인프라가 확충되는 결실을 얻었다. 철저한 준비로 다른 지역과 뚜렷하게 차별화된 콘텐츠를 펼쳐 보인 게 주효했다.

서말 구슬을 엮어 보석을 만들 듯 대전시의 문화와 역사를 오롯이 담아내는 작업이 아쉽다. 번뜩이는 아이디어는 책상이 아니라 발로 뛸 때 나온다. 관광자원이 우위에 있다고 보기 어려운 점을 감안해 대전만의 상품을 만들어야 한다는 얘기다. 충청권 전체를 아우르는 관광상품으로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는 것도 고려해 봄직하다. 내년은 시 출범 70주년, 광역시 승격 30주년을 맞는 뜻 깊은 해이다. 관광을 매개로 대전이 도약할 호기를 그냥 놓쳐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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