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화된 대전야구장 신축 여론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등장한 모양이다. 55년 된 프로야구장 한화생명이글스파크의 이전 및 신축을 요청하는 내용이다. 500 명 넘게 동참한 걸 보면 일부 극성 팬의 바람만은 아닌 듯하다. 야구팬들을 중심으로 새 야구장을 신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만큼 이 참에 전향적으로 검토해 봄직하다. 노후 시설도 그렇지만 1만 3000석인 관중석 규모는 대전시세와도 어울리지 않는다.

원도심 지역인 중구 부사동 소재 이글스파크는 1964년 1월 개장해 60년 가까이 활용돼 왔다. 여러 차례 리모델링을 했다고는 하나 협소한 공간 자체를 넓히는 데 한계가 있고, 편의시설이 열악한 게 사실이다. 한 때 이글스와 코리안 시리즈에서 단골로 맞붙었던 기아 타이거스의 챔피언스필드는 2014년 만들어져 부러울 정도의 환경을 갖췄다. 부산시도 2026년까지 개폐형 돔야구장을 건립하기로 하는 등 10개 구단 모두 2만 석이 훌쩍 넘는 경기장에서 뛰고 있다.

신축을 위한 검토 작업이 이루어지지 않은 건 아니다. 대전시는 2011년 서남부스포츠종합타운 내에 야구장 신설을 추진했지만 현재 답보 상태다. 사업 타당성을 확보하지 못해 그린벨트 해제가 부결됐고, 1000억 원대 예산 매칭을 둘러싼 이견도 걸림돌이 됐다. 서남부권 신축 시 원도심이 공동화되는 부작용까지 감안해 한밭종합운동장 주경기장을 허물고 신축하는 것을 포함, 현실 가능한 모든 방안을 적극 강구할 필요가 있다.

시장 후보들이 공약화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다른 지역 구장 신축 사례를 보면 사업비는 국비 지원을 받고, 시와 프로야구 연고 구단이 일정부분 분담한다. 후보들이 신축 야구장 건설과 관련한 입장과 부지 후보지 같은 청사진을 밝힌다면 민선 7기 들어 사업이 탄력을 받을 수 있다. 프로야구장은 지역의 상징이자 문화공간이다. 전국에서 관객이 몰려 든다면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효자 노릇도 톡톡히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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