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오후 대전 유성구 덕진동에 위치해 있는 한전원자력연료 부품동 1층에서 집진설비 증설 작업도중 폭발사고가 발생하는 아찔한 상황이 연출됐다. 이 사고로 6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회사측은 "용접할 때 발생하는 가스 등을 모아 저장하는 곳으로 보내는 관을 절단하는 작업 중 폭발사고가 났다"며 "인화물질에 불꽃이 튀면서 폭발한 것으로 파악됐다"는 입장을 내놨다고 한다.

한전원자력연료는 사명에서 알 수 있듯 국내 가동 중인 모든 경수로형 원자로에 대한 노심설계 및 안전해석을 독자적으로 수행하고 있을 뿐 아니라 국내 원자력연료 전량을 제조·공급하고 있는 공기업이다. 지난해부터는 UAE 원전에 필요한 원자력연료도 이 회사가 출하해 공급하고 있는 것으로 돼 있다. 요컨대 국내외 원자료연료 핵심기지라 해도 틀리지 않는다. 다만 방사능 피해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점에서 고도의 안전 의식과 사소한 방심조차 허용될 수 없음은 물론이다. 이번사고를 예의 주시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사고 에 따른 1차 피해도 문제지만 원자력연료로 99% 함량의 천연우라늄이 사용되는 까닭에 방사능 피해 불안도 초래될 수 있음을 부정하기 어렵다. 다행히 사고가 난 곳이 방사능 물질과는 관련이 없는 시설이고 사고 직후 측정에서 자연방사능 수치로 확인됐다고 한다. 이말을 믿고 지레 겁을 먹지 않아도 되겠지만 사고가 `예고`를 하는 것도 아니어서 이번 불상사에 대한 기억을 지워내는 일이 쉽지는 않아 보인다.

이 회사는 대덕연구단지내 비교적 외진 곳에 터를 잡고 있어 사람들 눈에 잘 안 띈다. 설립 당시 이름은 한국핵연료(주)였고 이후 한전원자력연료로 개명했다. 간판을 바꿔 달기는 했어도 천연 우라늄을 이용해 원자력연료를 제조·생산하는 기업 정체성은 불변이다. 이번 사고 지점과는 무관하지만 별개의 핵연료동이나 핵연료 설계동 등 방사능 구역도 포함돼 있다. 그래서 이 회사에선 어떤 형태의 방심도 절대 금물이다.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