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75년 5월 20일은 인류 역사에 한 획이 그어진 날이다. 세계 17개국 대표들은 이날 프랑스 파리에 모여 미터협약을 체결했다. 인류의 기준이 비로소 통일됐다. 우리나라는 1959년 미터협약에 가입 후, 1964년부터 미터법을 전면 사용했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은 세계 측정의 날을 맞아 17일 KRISS 본원에서 기념식 및 전문가 강연 등 다양한 행사를 갖는다. 매년 5월 20일 세계 측정의 날 기념행사를 개최하지만, 올해는 일요일이라 일자를 변경했다.

2018년 세계 측정의 날의 주제는 `국제단위계, 그 멈추지 않는 진화 (Constant evolution of the International System of Units)`이다. 이번 주제는 오는 11월 프랑스에서 열리는 국제도량형총회(CGPM)에서 의결 예정인 4개 국제단위계(킬로그램, 암페어, 켈빈, 몰)의 재정의를 기념하고자 선정됐다.

7개 기본단위 중 4개의 정의가 한꺼번에 바뀌는 것은 단위 역사상 최초의 일이다. 의결 후 개정된 정의는 내년 세계 측정의 날(2019년 5월 20일)부터 공식 사용할 예정이다.

기본단위를 재정의하는 이유는 단위가 측정의 기준으로 삼을 정도로 충분히 안정되지 않다는 것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킬로그램은 지난 129년 동안 인공물인 `국제킬로그램원기`를 기준으로 삼았다. 그런데 긴 세월에 걸쳐 정밀 측정한 결과, 원기의 질량이 약 50 ㎍(마이크로그램) 변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불변의 단위를 구현하기 위해 이번 재정의에는 플랑크 상수, 볼츠만 상수 등 값이 변하지 않는 기본상수가 이용된다.

KRISS 박상열 원장은 "전 세계 80개국 이상이 함께 기념하는 세계 측정의 날은 미터협약을 통해 산업 및 과학기술이 공통된 측정기준을 갖게 된 중요한 날"이라며 "단위의 패러다임이 바뀌는 재정의는 일상생활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으면서 과학기술을 더욱 고도화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이용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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