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화장실이나 주차장이 없고 경사로는 기울기가 커 장애인 유권자들 접근이 힘듭니다."

천안지역 시민단체 등이 천안시와 손잡고 6·13 전국동시지방선거 투표소를 사전 점검한 결과 장애인 접근이 불편한 곳이 상당수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천안시지속가능발전협의회(이하 천안지속협)에 따르면 한뼘인권행동, 한빛회, 천안젠더모임, 충남중증장애인자립생활센터, 평화캠프, 나눔커뮤니케이션 등 지역 시민단체와 사회적기업 총 7개 단체가 지난달 24일부터 30일까지 천안 관내 투표소 예정장소 172개소 모니터링을 실시한 결과 172개소 모두 개선 필요성이 지적됐다.

모니터링 결과 목천읍의 한 초등학교는 투표소로 사용될 교실로 가는 경사로 기울기가 23-26도로 가파른데다 장애인 화장실은 물품 적재장소로 쓰이고 있어 이용이 사실상 어려웠다. 북면 투표소로 예정된 초등학교 소강당은 경사로가 아예 없었다. 병천의 한 중학교 다목적 강당은 문 폭이 70㎝에 불과해 휠체어 등의 진·출입이 불가했다. 투표소가 예정된 불당초의 한 교실은 전동휠체어 진입이 불가능해 투표소 위치 변경 필요성이 제기됐다. 천안 도심의 한 중학교는 장애인 주차장은 본관 건물에 설치됐지만 정작 투표소는 별관 건물로 지정돼 장애인 이용 불편을 낳았다.

모니터링 참여 단체들은 최단 거리 확보를 위해 투표소 주변에 장애인 주차장 확보 및 확대가 필요하고 건물 내외부 투표소 이동과정 중 통로 및 통로 폭, 단차, 문지방, 턱 등에 의한 보행 불편을 해소할 대책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천안지속협 김우수 사무국장은 "학교의 투표소 여건이 장애인 참정권 실현에 상당히 취약하다"며 "장애인 화장실이 없는 학교 건물은 있는 건물로 투표소를 변경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교실문 폭이 협소한 투표소는 양문 개폐를 통해 1.2m 이상 보행 공간을 확보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천안시는 사전 모니터링으로 확인된 투표소의 미비점 개선을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섰다. 천안시 자치민원과 진중록 주무관은 "선관위와 협의해 읍·면·동사무소에 설치하는 투표소의 미비한 점은 즉시 개선토록 하겠다"며 "학교 투표소 문제점은 충남도 인권위원회에서 일괄 개선을 권고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윤평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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