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문화재청은 미국 워싱턴 D.C. 주미대한제국공사관 건물의 복원공사를 모두 마치고, 22일 워싱턴 D.C.에서 개설 130주년 기념 개관식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사진=문화재청 제공
15일 문화재청은 미국 워싱턴 D.C. 주미대한제국공사관 건물의 복원공사를 모두 마치고, 22일 워싱턴 D.C.에서 개설 130주년 기념 개관식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사진=문화재청 제공
한일합병 직후 빼앗긴 주미 대한제국 공사관이 오는 22일 다시 문을 연다. 113년만에 태극기도 다시 게양된다.

15일 문화재청은 미국 워싱턴 D.C. 주미대한제국공사관 건물의 복원공사를 모두 마치고 22일 워싱턴 D·C에서 개설 130주년 기념 개관식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개관식 날짜는 1882년 5월 22일 맺은 `조미수호통상조약` 날짜에 맞춘 것이다.

이번 개관식은 공사관이 있는 로건서클 역사지구 내 공원에서 개관식을 개최하고 국기게양식을 연다. 개관식에는 1882년 당시 공관원들의 후손, 김종진 문화재청장, 주미한국대사관 관계자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이번 행사에서는 1905년 을사늑약으로 외교권을 박탈당한 이후 113년 만에 국기를 게양하는 행사가 진행된다. 게양자로는 독립유공자이자 초대 공관원이었던 월남 이상재 선생의 증손이 직접 맡기로 했다.

공사관은 조선 후기 동북아시아의 구질서를 극복하고, 더 큰 외교적 지평을 열고자 했던 고종의 자강·자주외교 정신을 상징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존하는 대한제국 외교공관을 통틀어 유일하게 원형을 간직한 단독건물이란 점에서 문화재적 가치 뿐만 아니라 미국 워싱턴 D·C 안에 있던 19세기 외교공관 30여 개 가운데 내외부의 원형이 남아 있는 유일한 건물로 확인돼 역사적 가치도 매우 크다.

1882년 미국과 수교한 조선은 1889년 2월 이곳에 주미공관을 설치했다. 이후 1893년 개최된 시카고박람회 참가 준비 등 16년간 활발한 외교활동의 중심 무대로 쓰였으나, 1905년 11월 대한제국이 을사늑약으로 일제에 외교권을 빼앗기면서 공사관의 역할도 멈췄으며, 1910년 한일강제병합 직후에는 소유권마저 일제에 단돈 5달러에 넘겨지고 말았다.

이후 공사관 건물은 수차례 소유권자가 바뀌다 2003년 이민 100주년을 계기로 한때 재미교포사회에서 공사관 매입 움직임이 있었으나 성사되지 못했다. 이에 문화재청은 문화유산국민신탁을 통해 전 소유자(젠킨스 부부)와 협상해 2012년 10월 일제에 공사관을 빼앗긴 지 102년 만에 다시 소유권을 되찾아왔다.

매입된 공사관은 국외소재문화재재단에 의해 보수·복원 공사를 거쳐 지난 3월 12일 최종 준공됐다.

현재 공사관 1·2층은 국내외에서 발굴된 19세기 말과 20세기 초 각종 문헌과 사진자료 등을 바탕으로 복원·재현됐다. 특히 이번 복원 작업에서 1943년 훼손된 천장과 계단실을 원상태로 복원했다. 복원과정에서 발굴된 수행인용 계단의 흔적을 그대로 남겨 당시 생활상을 엿볼 수 있게 했다.

3층 전시관에는 한미관계사 등이 전시패널과 영상자료를 통해 전시된다. 또 건물 주차장으로 사용됐던 외부공간은 꽃담, 불로문(不老門), 박석 등을 설치해 과거의 건물을 현재적 관점에 맞춰 한국정원으로 꾸며졌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공사관을 이용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운영해 한국의 역사와 전통문화를 체험하고 한미 간 우호증진에도 이바지하도록 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서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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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_1893 공사관 외부
01_1893 공사관 외부
02_1893 1층 객당
02_1893 1층 객당
2018년 복원된 1층 객당
2018년 복원된 1층 객당

서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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