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도 중반에 접어들었지만 좀처럼 개선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청년취업난 앞에 대학 후기 졸업예정자들이 떨고 있다. 각 대학들은 이제 1학기 중간고사를 끝내고 후기 졸업예정자들이 본격적인 구직활동에 나서기 시작했으나 이들 앞에 놓인 취업시장은 먹구름으로 가득 차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해 말 현재 신규 및 기존 대졸자의 실업률이 각각 15.9%와 9.8%로서 두 지표 모두 전년 동기에 비해 오히려 증가되고 있는 상황 속에 올해 후기 대졸자들이 일자리를 찾기란 하늘의 별따기나 다름없다. 실업의 내용을 보더라도 과거에는 공학계열 졸업자들의 실업률이 인문사회계열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았으나 작금의 실업상황은 오히려 인문사회계열이 낮고 공학계열이 더 높게 나타나고 있다. 이것은 최근의 실업이 단순한 산업분야별 실업이 아닌 전 분야에 걸쳐 나타나는 구조적 실업이란 점에서 그 해결책을 찾기란 쉽지 않다.

이 같은 고용절벽은 이미 예견되었던 일이며 앞으로도 몇 년간 더 지속 될 것 이라는데 문제가 심각하다. 해마다 30여만 명의 대졸자들이 노동시장에 쏟아져 나오고 있으나 이들이 선호하는 대기업의 채용규모는 전체의 10분의 1 수준인 3만 여명에 불과한 실정이 이를 대변해주고 있다.

여기에다 최근 대규모 고용창출을 주도하고 있는 조선업계는 사상 최악의 수주 난으로 오히려 구조조정을 통해 인력을 감축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국내 주요 철강회사들 조차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우선주의 따른 보호무역 강화로 이를 타개하기 위해 생산규모를 줄이거나 미국으로 회사를 옮기려는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다.

반면 일본은 부럽게도 대학졸업이 곧 취업이 될 정도로 대졸자들은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새롭게 창출되는 일자리에 사람을 채우지 못해 외국 젊은이들을 불러 들이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일본 대졸자들의 취업률이 97%를 상회하는 완전고용 수준에 있음이 이를 말해 주고 있다.

정부도 이 같은 심각한 대졸실업 문제를 인식해 각 부처마다 각종 대책을 쏟아내고 있으나 그 효과가 나타나기에는 아직도 시차가 있어 보인다. 그나마 약 3조 9000억 원의 추경을 편성해 이 중 1조 1200억 원을 청년 일자리 창출에 투입하기로 했으나 아직도 국회의 문턱을 넘지 못한 채 계류 중에 있다.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양질의 일자리 부족 문제는 인구학적인 측면과 산업 구조적 측면이 복합적으로 작용되면서 생겨난 문제이다. 따라서 이 문제를 단숨에 해결하려고 단기성 현금투입정책을 실시하면 단기적 효과는 얻을 수 있을지 모르나 향후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어 매우 조심스럽게 운용되어야 한다.

우선 인구학적 측면에서는 우리나라의 베이붐 세대(1955-1963년)들이 대부분 은퇴하는 2020년 초·중반부터는 오히려 젊은 노동자들이 부족하게 되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어 큰 문제가 아닌 것처럼 보여 진다. 그러나 구조적 측면에서 보면 제4차 산업혁명의 진전으로 새로운 고용이 창출된다 하더라도 기업들은 소수의 핵심고급 인력만을 채용하므로서 오히려 노동시장의 극심한 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다. 그 결과 대부분의 대졸자들은 그들이 선호하는 일자리를 찾지 못한 채 실업자 신세가 계속될 수 있음에 유의해야 한다.

따라서 단기적으로는 우리나라 고용의 대부분을 담당하고 있는 중소기업의 경쟁력 확보를 위한 지원을 통해 고용을 창출할 수 있도록 유도하되 중장기적으로는 중견기업 이상의 기업들에게는 각종 규제철폐와 함께 투자에 대한 감세 등 다양한 유인정책을 통하여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

또 인재양성을 담당하고 있는 대학들도 4차 산업혁명의 진행에 걸 맞는 교육과정의 개편과 교수법의 혁신을 통하여 졸업과 동시에 현장 투입이 가능한 실무중심의 창의융합형 인재를 길러내는데 힘써야 할 것이다. 곧 대학들의 후기 졸업이 다가오고 있다. 제발! 조금이라도 고용시장이 좋아져서 졸업 앞에 잔뜩 움츠리고 있는 저 젊은 우리의 미래세대가 어깨를 활짝 펴고 대학문을 나갈 수 있기를 간절히 소망해 본다. 김선재 배재대학교 전자상거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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