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어벤져스:인피니티 워(어벤져스3)`가 지난 9일 기준 누적관객수 924만 8084명을 기록하며 천만 관객 달성을 목전에 두고 있다. 이 영화의 인기에 힘입어 각종 SNS와 동영상 사이트에는 그간의 어벤져스 시리즈를 요약한 영상과 앞으로 있을 전개를 예측한 해석 영상들이 높은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 또 영화 채널과 다시보기 서비스를 통해 그동안 놓쳤던 마블시리즈의 퍼즐을 맞춰보는 것도 어벤져스3를 즐기는 방법이다.

특히 영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를 다시 보는 것은 어벤져스3를 충실히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는 어벤져스 멤버들을 중심으로 구축돼있던 마블의 세계관을 확장하고 새로운 캐릭터들을 등장시키면서 특유의 유머와 액션을 보여줬다. 이들은 마블 스튜디오가 어벤져스2로 가는 중요한 시점인 2014년 여름, 퍼스트 어벤져(2011)의 `캡틴 아메리카` 이후 3년 만에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에 새로운 캐릭터로 데뷔했다. 어벤져스3에는 토르를 구하고 그가 새무기를 만드는 데 일조했으며 타노스가 인피니티 스톤을 모으는 과정에서 그의 양녀 가모라가 희생되는 등 큰 영향력을 보여줬다.

1969년 마블 코믹스를 통해 처음 소개된 가디언지 오브 갤럭시의 영화화는 마블 스튜디오가 계획하고 있는 세계관의 점층적인 확장에 있어서 필수적인 코스였다. `어벤져스` 군단에 비해 낯선 캐릭터이지만, 그들과 견줄만한 유머와 액션을 겸비한 것은 물론 지구를 넘어 또 다른 세계를 탐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의 영화화는 완벽한 기회였던 것이다.

전설의 무법자 `스타로드`로 불리길 원하는 `피터 퀼`은 지구에서 납치돼 우주의 약탈자 `라바저` 무리에서 자라난 인물이다. 우주를 떠돌며 훔친 물건을 팔아서 살아가는 그의 필살기는 위기상황에서 더욱 빛나는 유머감각과 뛰어난 우주선 조종기술이다. 타노스의 양녀 `가모라`도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멤버에 합류한다. 그녀는 살인병기로 훈련된 암살자답게 단숨에 상대를 제압하는 몸싸움과 검술에 능하다. 엄청난 거구에 온몸을 뒤덮은 문신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드랙스`는 `파괴자`라는 별명처럼 어마어마한 괴력을 가진 재미있는 인물이다.

`가오갤` 시리즈가 다른 히어로 군단과 확실히 차별화 되는 데는 이 두 캐릭터의 존재감이 큰 역할을 한다. 바로 유전자 조작의 산물로 너구리의 외모에 천재적인 두뇌를 갖게 된 `로켓`과 그의 곁을 든든하게 지키는 근육질 화초 `그루트`다. 그루트는 "나는 그루트다"라는 말 밖에 못한다는 약점이 있지만 표정과 목소리만으로 다양한 감정을 전한다. 다행히도 절친 `로켓`이 그의 말을 모두 이해할 수 있다. 가오갤의 명장면인 그루트가 멤버들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며 "우리는 그루트다"라고 말하는 장면은 관객들을 감동시켰고 어벤져스3에서 등장하는 사춘기 그루트를 본 관객이라면 더욱 그 장면을 잊지 못할 것이다.

이처럼 성격도 능력도 제 각각인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의 멤버들이 매력적일 수밖에 없는 또 하나의 특별한 이유는 이들이 여느 히어로들처럼 정의감에 사로잡힌 전형적인 캐릭터가 아니라는 점이다. 오죽하면 이들이 모두 모이게 되는 장소가 감옥일 정도이니 말이다. 어쩌다 힘을 합치게 된 우주의 문제아들이 결국은 갤럭시의 테러리스트 로난과 나아가 타노스의 거대한 위협에 맞서 우주를 구하게 되는 스펙터클한 모험은 가오갤 시리즈를 섭렵 하지 못하고 어벤져스3의 세계에 빠져버린 이들의 무릎을 `탁`치게 만들 것이다. 서지영 기자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서지영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